'어떻게 이런 일이…'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이틀 연속 일어났다.


지난 1일(한국시간) 양키스의 4번타자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9회말 2사후 동점 투런홈런을 허용해 패전의 멍에를 썼던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2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또다시 9회말 2사후 동점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상황은 전날과 비슷했다.


9회초 애리조나의 공격이 끝난 후 스코어는 애리조나의 2대0 리드.애리조나의 선발 미구엘 바티스타는 8이닝 동안 안타 5개만 내주며 양키스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기대 이상으로 호투했다.


9회말 양키스의 마지막 공격 때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뜻밖에도 전날 동점홈런과 끝내기홈런을 허용했던 김병현.


전날 경기 직후 인터뷰 때 김병현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시했던 애리조나 밥 브렌리 감독이 다시 한번 김병현에게 '속죄'의 길을 준 셈이다.


김병현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양키스의 5번 호세 포사다에게 좌전2루타를 내주며 불길한 출발을 보였다.


김병현은 그러나 6번 스펜서를 3루땅볼로 잡은 뒤 7번 척 노블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감독의 기대에 화답하는 듯했다.


이제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마지막이 문제였다.


타석에 등장한 선수는 지난 98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스콧 브로셔스.

브로셔스는 초구 볼을 그냥 보낸 뒤 한가운데로 쏠린 김병현의 2구를 놓치지 않고 통타,좌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동점 투런홈런을 뿜어냈다.


펜스로 날아가는 홈런공을 망연자실한 채 바라보던 김병현은 곧바로 공을 노장 마이크 모건에게 넘긴 후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저력의 양키스는 2대2 동점인 12회말 1사 2루에서 알폰소 소리아노가 애리조나의 네번째 투수 알비 로페즈로부터 끝내기 우전안타를 뽑아내 전날에 이어 3대2의 짜릿한 한점 차 승리를 거뒀다.


양키스는 이날 승리로 홈구장 10연승의 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홈2연전을 쓸어담으며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던 애리조나는 뉴욕에서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종합전적 2승3패로 벼랑끝에 몰렸다.


양팀은 4일 장소를 애리조나 피닉스 뱅크원볼파크로 옮겨 6차전을 갖는다.


양팀의 선발은 랜디 존슨(애리조나)과 앤디 페티트(양키스)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