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경제자문단 창립총회에선 서울을 국제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됐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서울은 기회가 많은 도시"라는데 의견 일치를 봤지만 그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홍보 노력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 버논 엘리스 국제관계담당 회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 세계적 컨설팅업체 액센츄어(구 앤더슨컨설팅)의 버논 엘리스 국제관계담당 회장은 이날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과 시장개방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나 "정부의 규제와 간섭이 아직도 과도한 수준이며 뿌리 깊은 관료주의가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는 보다 더 수평적이며, 보다 덜 고착화되고, 보다 덜 구조화된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엘리스 회장과의 일문일답. -미국의 '9.11 테러 사태' 이후 기업인들은 어떤 자세로 위기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보는가. "테러는 분명 세계 기업인들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겨준 것 같다. 단지 테러뿐 아니라 세계경제 침체와 세계화 등 오늘날 기업인들은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사고와 유연성을 갖고 무엇보다 본연의 기업가 정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외국 기업들을 경영모델로 삼고 있는데. "신사고와 다양성,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얻어진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수준 높은 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 해외투자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외국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말고 한국 자체적으로도 고유 경영논리와 모델을 개발하는 등 부단한 혁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 관행을 그대로 수용하는데 따른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외국인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종속'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주식투자를 제한하는 등 방어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영국의 런던을 보라.은행이나 증권 등 금융계에서 외국인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적인 금융센터로서 확고한 위상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내부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외부 문물을 받아들이는 합리적인 자세다"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 기업들은 시련을 통해 더욱 강해질 것이며 앞으로 전세계적으로,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많은 기회를 갖게 되리라고 본다. 단지 중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비용 측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제조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콘텐츠,지식기반 산업 등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꼽는다면. "전체적으로 투명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직도 정부에 관료주의가 만연하고 기업들은 위험부담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정부와 기업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아직도 규제 정도가 심하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