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발생이후 미국인들의 여행스타일이 크게 변하고 있다. 디즈니월드 그랜드캐니온 라스베이거스등 내로라하는 관광지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반면 한적한 리조트를 찾는 여행객은 급증하고 있다. 대도시의 관광지를 찾는 발길은 뜸해지고 있지만 소도시의 "이름없는" 휴양지는 손님맞이에 바쁘다. 비행기여행이 줄고 자동차여행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여행객들의 관광지 선호도를 바꿔놓고 있는 것은 추가테러 공포.여행중 사람들의 관심권밖에 있는 관광지에서 마음편히 쉬자는게 주된 이유다.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탄저테러 공포도 여행객들이 "유명관광지"를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여행트랜드 변화는 그동안 항공산업 발달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어왔던 "무명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뉴욕 아디론댁마운틴 기슭에 위치한 인구 2만5천명의 "사라토가 스프링스"가 대표적인 예. 유명 관광지의 호텔들이 숙박률 50%를 넘기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 곳 호텔들의 숙박률은 85%를 넘는다. 지난달 중순현재 사라토가의 호텔방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만여개가 예약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사라토가 관광청이사로 숙박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카스렌 스미스는 "사라토가는 고층빌딩이 없는 아름다운 휴양지"라며 "최근 그랜드캐니언등을 취소하고 사라토가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말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스에 있는 캘리포니아의 팜스프링스,샌프란시스코에서 4시간 거리인 네바다의 카지노 휴양지 네오등도 9.11테러이후 옛인기를 회복하고 있는 관광지이다. 북캘리포니아의 급속한 경기침체로 심한 타격을 입었던 네오는 최근 주말마다 2만여개의 호텔방이 거의 만원을 이룬다. 이 곳의 한 카지노업체 판매이사인 필립 데론은 "어느 누구도 테러리스트들이 별로 들어본 적도 없는 네오의 호텔을 폭발시키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무명의 관광지들이 상대적으로 여행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강점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알뜰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 포코노마운틴,텍사스 해변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라토가 네오 팜스프링스등은 관광객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9.11테러가 가져다 준 "명예회복"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