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유통시장에 프랜차이즈 전성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백화점 할인점 및 대형 외식업체 등에 비해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에서 열세인 소규모 자영 상인들이 앞다퉈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체인사업정상화 3개년계획" 수립을 계기로 프랜차이즈 현황과 과제를 알아본다. ◇현황=외환위기 이후 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소자본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은 전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새 수익원을 찾는 대기업이 속속 뛰어들고 외국계 업체의 한국 진출이 이어지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은 창업 아이템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2백50여개 업종에 걸쳐 1천5백여개 회사가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프랜차이즈경제인협회에 공식 등록된 업체수도 10월말 현재 4백50개로 급증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한 체인점수는 12만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에서 프랜차이즈 역사는 겨우 20년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이미 60년대부터 프랜차이즈 산업이 본격화됐고 미국의 경우 1백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79년 롯데리아가 프랜차이즈 영업을 시작했고 '토종'으로는 이랜드가 80년에 1호점을 열어 첫 선을 보였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올해 양적 팽창과 함께 질적인 성장기를 맞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주도했던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이 진출하면서 업체들의 수준과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90년대 말 외식업에서 시작된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최근 유통 교육서비스 식품유통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롯데 제일제당이 가장 활발하고 삼성 LG 신세계 두산 대상그룹 등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외국계 사업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들어 에스프레소 커피,아이스크림,영어학원,다이어트 및 헬스클럽 등 다양한 업종에서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밀려오고 있다. 10월말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 프랜차이즈 본사는 1백여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 과제=프랜차이즈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지만 정부의 관련 법 규정이나 업체 수준은 국제적 기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프랜차이즈 관련 업체를 지원하고 육성해야 할 관련 부처가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나눠져 체계적인 관리가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프랜차이즈 산업 육성보다 규제쪽에 치우쳐 있다는 주장이 많다. 업계의 발전을 유도하고 이익을 대변해야 할 프랜차이즈 관련 기관도 프랜차이즈협회와 프랜차이즈경제인협회로 양분돼 '세싸움'에만 몰두해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막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정진구 사장은 "프랜차이즈는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발전하는 공동 운명체지만 한국에선 아직 '한탕주의' 식으로 가맹점 모집을 통한 이윤 추구에만 관심을 쏟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