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연말 회사채시장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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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앞두고 회사채 시장이 심상치 않아 걱정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테러사태까지 겹치면서 기업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조정되는 바람에 많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자체가 힘들어진 탓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초까지 집중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거액의 회사채 상환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불황이 장기화될 확률이 높아 이대로 가면 내년중에 또다시 자금시장 대란 같은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회사채 발행물량이 줄면서 채권유통시장에서의 회사채 거래 비중도 지난 4월 15.2%를 기록한 뒤 8월 이후 7∼8%대로 뚝 떨어지는 등 올 하반기 들어 회사채 시장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30%대에 머물던 국고채 거래 비중은 8월 이후 40%대로 치솟았다.
이렇게 시중자금이 안전한 국고채로만 몰리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기업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조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만 봐도 올들어 7월말까지 32개 기업이 상향조정되고 하향조정된 기업은 22개에 그쳤으나,8∼10월중에는 12개 기업만 상향조정되고 무려 25개 기업이 하향조정됐다.
이러니 기업 자금사정 악화에 따른 회사채 상환 불능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관계당국은 기업들이 올 상반기에 어느정도 자금을 확보한데다 내년 투자계획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 자금수급에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회사채 상환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이 BBB 이하로 차환발행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기업중 올해말과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각각 2조원 정도인데,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담보부증권)발행한도를 기업별로 30%, 계열별로 50% 늘리고 신용보증기금 보증재원을 3천억원 확충함으로써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과연 회사채 상환에 지장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제는 내년중 회사채 발행이 올해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에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경기가 호전되기 어렵고 갈수록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기업수가 늘어난다고 보면,내년에는 회사채 발행규모가 올해보다 훨씬 더 축소돼 결과적으로 회사채 차환발행이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정책당국은 반테러전쟁 확산 등으로 인해 경제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프라이머리 CBO 한도확대 외에도 시중자금이 회사채 시장에 대거 유입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