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7년도 고등고시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제도개편안이 확정됐다. 1차 시험과목이 현행 과목별 객관식시험에서 영역별로 수험생의 능력을 측정하는 공직적격성테스트(PSAT)방식으로 바뀌는 것이 가장 큰 골자다. 기존 영어시험이 민간의 영어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되고 1차 시험 면제제도가 폐지되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 공개경쟁 채용시험뿐만 아니라 제한경쟁 특별채용시험을 실시하기 전에 반드시 채용공고를 내도록 해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권리와 기회를 확대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가 마련한 정부 개편안은 지난해말 공청회에서 발표됐던 내용보다 개혁 의지면에서 상당부분 후퇴했다. 당초 정부는 1차 시험을 대체하는 PSAT를 2003년부터 도입하며 면접시험을 대폭 강화해 인성을 갖춘 공직자를 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PSAT 성적만으로 1차 시험 합격자를 뽑는 시기는 2007년으로 4년이나 늦춰졌다. 더구나 면접시험 제도개선안은 1년이 다 되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법령 개정작업 시한 역시 올 상반기에서 연말로 6개월 가량 연기됐다. 대학 교육을 정상화하며 "고시낭인"도 줄이겠다는 취지가 이미 빛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나오고 있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1차 시험=PSAT는 도입 첫해에 1차 시험과목 전체 점수의 50%를 차지한다. PSAT와 기존 객관식 시험과목과의 배점 비중은 2006년도에 75대 25로 조정된다. 2007년부터는 PSAT만 치른다. PSAT 도입과 함께 1차시험 면제제도가 없어진다. 1차 시험에 합격한 뒤 같은해 2차시험에 떨어진 경우 다음해에 1차시험부터 다시 도전해야한다. 합격자 수는 현행보다 2배 늘어난 선발예정인원의 10배이다. 토플 5백30점 이상,토익 7백점 이상,텝스 6백25점 이상인 사람 등에 한해 1차 시험을 볼 수 있다. 2차.3차 시험=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과목 중심으로 개편한다. 기존 주관식 논술형으로 4~6개 과목 보던 것을 전문 및 필수 4개 과목으로 줄인다.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대신 공직분야별로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지를 평가한다. 외무고시의 경우 1부와 2부를 통합하되 해외에서 공부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2차시험의 답안을 외국어로 작성하는 사람중 일정비율을 먼저 뽑는 "구분모집" 조항을 신설한다. 면접은 공직자로서 지녀야할 인성,가치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7.9급 공채시험=기술직 시험에 영어 과목을 신설한다. 선택과목제도를 없앤다. 현행 6~7개 과목(행정.공안 7과목,기술 6과목)인 7급 시험 과목을 6개 과목으로 축소 통일한다. 9급은 5~6개 과목(행정.공안 5~6과목,기술 6과목)이 5과목으로 줄어든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 .............................................................................. 공직적격성테스트(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란 공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적 지식과 소양,자질 등을 갖추고 있는 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대입예비고사-본고사"체제의 과거 대학입시제도와 비교한다면 PSAT는 예비고사로,2차 시험을 본고사로 간주하면 된다. 단순반복학습을 지양한다는 차원에서 공무원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수능시험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PSAT의 3대 평가영역은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언어논리에서는 문장구성과 이해력,표현력,논리적 사고력,추론력을 따진다. 헌법 조문이나 신문기사 등의 장문을 지문으로 제시한 뒤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를 평가한다. 자료해석의 경우 수치자료의 처리와 분석,기초적 통계처리 및 해석,정보화능력을 점검한다. 실업률,수출증가율 등 각종 수치를 내준 뒤 분석능력을 측정한다. 상황판단에서는 기획.분석,추론,판단 및 의사결정,문제해결 등의 능력을 검정한다. 가상의 상황을 설정한 뒤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를 묻기도 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험문항은 30~40개 정도로 충분히 생각해야만 풀 수 있을 것"이라며 "종합적인 사고력과 정상적인 학교교육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준으로 출제될 것이며 지나치게 어렵거나 전문적인 문제는 출제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