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지난주 흐름을 오차없이 따르며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지난주부터 이어온 상승과 하락의 하루사이 엇갈림은 이날 그대로 이어졌다. 개장초 주가 상승세 등으로 내림세를 타던 환율은 오후장 중반들어 추가 하락의 어려움을 절감하면서 소폭 반등했다. 환율 움직임을 자극할만한 요인이 없던 탓에 진폭은 불과 1.90원에 그치는 등 탈출구없는 결박 장세를 보였다. 추가로 드러나는 변수가 없는 가운데 크게 봐서도 '1,295∼1,300원'내에서 거래가 전개되면서 일진일퇴의 수급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갈 곳없는 환율의 버티기 장세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80원 오른 1,297.50원에 마감했다. 오전장 1.40원의 범위에서 등락했던 환율은 오후장에도 별 반 큰 움직임을 띠지 않은 채 반등시도를 보였다. ◆ 변수를 기다리며 =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가 없다는 점에 환율의 정체장 원인을 진단한다. 수급도 눈에 띠게 시장을 움직일만큼 큰 것이 없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으로 몰릴 수도 없다. 현재 레벨에서는 매수나 매도 어느 쪽으로든 매력이 없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의미를 둘만한 반등도 아니었고 장 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왔을 뿐"이라며 "달러매수(롱)과 달러매도(숏)은 반반을 차지한 채 지난주의 장세가 연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FOMC회의도 변수로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으며 외국인 주식순매수도 고점매도를 유도하고 있을 뿐 적극적인 하락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일도 1,295∼1,300원 범위에서 갇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이슈가 없고 이같은 장세가 이번주 내내 이어질 수도 있다"며 "1,295원에 대해 일련의 롱플레이어들이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전했다. ◆ 동인 없는 시장 = 시장 주변 변수는 여전히 환율을 움직일만한 계기를 제공하지 못했다. 지난주의 정체장을 이끌었던 변수들이 큰 변화없이 중립적으로 작용한 영향이었다. 달러/엔은 정체됐었고 국내 증시는 큰 폭으로 오르고 외국인 주식순매수도 이어졌으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업체는 개장초 네고물량을 내놓으면서 환율 하락을 주도했으나 1,295원을 깨고 내릴만한 대규모 물량은 출회하지 않았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소규모의 매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네고물량에 비해 적었으며 이내 관망세로 돌아섰다. 수급면에서도 시장 움직임을 가속화시킬만한 것은 없었다. 달러/엔 환율은 122엔 상향 돌파는 어려움을 보였다. 달러/엔은 지난주 말 미국 실업률의 악화를 타고 내림세를 보여 121.65엔에 마쳤으며 이날 소폭의 오름세를 띠며 오후 4시 47분 현재 121.71엔을 가리키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역외선물환(NDF)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말 미 달러 약세에도 불구, 보합권을 유지하며 1,300/1,301원에 호가되며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보다 0.20원 낮은 1,296.5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 직후 1,296.7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서서히 레벨을 낮춰 1,295원선으로 진입했다. 환율은 10시 41분경 이날 저점인 1,295.30원까지 낮춘 뒤 1,296원선으로 소폭 되올라 1,296.4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296.4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6.70원까지 낙폭을 줄였다가 되밀려 3시 18분경 1,295.9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추가 하락이 저지되자 반등을 시도한 환율은 1,297원선으로 올라 1,297.50원을 고점이자 마감가로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1,297.50원, 저점은 1,295.30원으로 변동폭은 2.20원이었다. 사흘째 주식순매수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16억원, 45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금요일에 비해 순매수 규모가 작고 달러매물로 공급되지 못해 하락 압력은 크지 않았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3,4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2,3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6,500달러, 1억9,550만달러가 거래됐다. 6일 기준환율은 1,296.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