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한국 문화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TV방송들은 한국 드라마를 즐겨 방송하고, 영화관에서는 한국 영화 행사를 가졌다. 각종 공연장에서는 한국의 연극 음악 무용들이 공연되고 있다. 체육관에서도 한국의 유명한 미남 미녀 연예인들이 자유분방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한국의 대중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중국인의 갈채와 성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를 "한국바람(韓風)" "한국물결(韓潮)" "한국유행(韓流)"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이는 최근 베이징(北京) 문화계의 한 테마로 자리잡았다. 중국에서 일기 시작한 한국문화 바람은 대부분 대중문화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는 어떤 면에서는 이웃나라 문화의 자랑스러운 성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도 이를 기쁘게 생각한다. 중국 내에서의 한국문화 열기는 한-중 양국 문화교류의 업적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를 축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한국바람이 분 후 중국 관중들은 "중국의 당대 예술은 어떠한가"라고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최근 몇 년간 한국바람은 확실히 우리 중국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들을 적지 않게 남겼다. 한국문화 열기는 과거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이색 문화에 대한 신선감, 혹은 신비감을 감상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국적인 생활장면, 아름다운 청춘남녀의 모습과 화려한 예술적 화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류의 뿌리는 바로 사회에 대한 관심,인생에 대한 관조,농후한 생활의 맛 등을 시종일관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표현해 낸다는 점에 있다. 이것이 바로 한국문화가 중국인들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요소다. 중국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모방한 몇몇 청춘 멜로 작품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 드라마들과는 달리 신선하고도 생동감 있는 생활의 정취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한국을 모방해 극중 인물, 의복, 내용, 음악, 관념 등을 모두 새롭게 시도해 보았다. 그렇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왜 이같은 차이가 났는지를 우리는 진지하게 돌아보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실한 생활 장면, 농후한 휴머니즘과 현세태의 반영, 생동감 있고도 진솔한 연기력 등은 한국 문화가 중국인들에게 남겨 준 또 다른 강한 인상이다. 이밖에 민족적 멋의 재현과 민족 전통문화 자원의 발굴은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국바람에서 우리가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한국은 전형적인 동양 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한국 드라마에서 나타난 유행과 휴머니즘, 사회 세태의 반영 및 문화적 함의(含意)는 동방문화 특유의 멋과 끝없는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이 바로 중국에서 한류 열기가 뜨겁게 불 수 있도록 만든 진정한 원인이다. 정리=한우덕 베이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이 글은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중국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한류(韓流)와 그에 대한 중국측의 시각을 "한국바람이 불고 간 후(韓風刮過之后)"라는 제목으로 지난 4일 보도한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