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나들이가 수월해졌다. 서해안고속도로 덕이다. 군산~목포 구간까지 뚫리면 서해안 전역이 수도권과 하루생활권으로 묶인다. 작정하고 나서면 수도권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승용차를 이용한 당일치기여행도 가능해진다. 죽 뻗은 길을 따라 내려가 보자.가을 겨울이면 여행의 참맛을 더욱 짙게 느낄수 있는 곳이 해안을 따라 줄지어 있다. 태안반도해안국립공원이 인기다.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다. 지난 78년 13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들쭉날쭉한 1천3백리 바닷가에 30개가 넘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다. 차를 몰다 꺾어 들어가면 거기가 곧 해수욕장이다. 동해안에 못지 않은 희디 흰 모래사장을 자랑하는 곳이 많다. 때묻지 않은 소나무숲,갖가지 형태의 바위들이 어울려 특유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여름철에는 피서객들로 발디딜 틈 조차 없이 붐빈다. 가을 겨울이면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한적한 포구는 남다른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1백30여개의 섬풍광은 서해 특유의 서정미를 전하며,시원한 뱃길여행의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안면도의 꽃지해변 등 해넘이여행지로도 따를 곳이 드물다. 꽃지해변에서는 특히 내년 4~5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로부터 공인받은 국제꽃박람회가 열린다. "안면송"으로 유명한 안면도자연휴양림을 포함한 꽃지 일대가 "꽃바다"로 변해 눈을 즐겁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태안해안관리사무소(041)672-9737 변산반도국립공원도 서해안의 진주.산,계곡,바다여행의 진수를 동시에 맛볼수 있는 명소다. 갈곳을 미리 정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사계절이 아름답다. 채석강이 필수여행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태백이 배 위에서 주도를 즐기며 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만권의 고서를 쌓아놓은 것 처럼 퇴적물이 켜켜이 쌓여 있는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격포항 방파제에서 보는 낙조가 손꼽힌다. 내변산의 낙조대는 산행을 겸한 해넘이 포인트.내변산 깊숙이 자리한 봉래구곡과 직소폭포 가마소계곡은 가족트레킹코스로 제격이다. 내소사 개암사 등의 사찰도 여행코스에서 빼놓을수 없다. 변산반도를 감싸는 30번국도에서는 해안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할수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관리사무소(063)582-7808 서산마애삼존불(국보84호)역시 발걸음을 붙잡는다.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진 마애불이다. 조상시기는 6세기 중엽으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중 가장 오래되었으며 또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변하는게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백제시대 중국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이 마애불은 당시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사도 전하고 있다. 서해안답사 1번지로 꼽을만 하다. 태안읍 백화산자락에 있는 태안마애불(보물432호)과 비교해 감상하는게 좋겠다. 서산마애삼존불 관리사무소(041)663-3675 선운사로 대표되는 고창 일대도 그냥 지나칠수 없다. 선운사는 특히 봄의 동백,초가을의 상사화 등 꽃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대의 암벽불상으로 동학혁명에 얽힌 감실 비결서 이야기가 전하는 도솔암마애불을 볼 수 있다. 고창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군도 있다. 선유도와 홍도가 서해안 섬여행지로 추천할만 하다. 군산항에서 출발하는 선유도는 신선이 노니는 섬이란 이름답게 맑고 깨끗한 자연을 자랑한다. 조용한 섬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요즘 들어가 보는게 좋다. 서해안고속도로의 종점인 목포에서 배를 타고 홍도에도 들어가 보자.섬일주 유람선을 꼭 타본다. 갖가지 형상의 해안바위,부속섬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넋을 잃게할 정도로 재미있다. 요즘은 또 철새탐사여행시기.서산방조제,금강하구둑에 철새들이 떼지어 몰려들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연학습여행이나 연인끼리 데이트코스로도 괜찮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