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구에 강점을 가진 미국의 대학교들이 순위 평가에서 상위를 독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놀로지 리뷰(TR)지가 2000년 미국 대학이 등록한 특허의 양과 질을 모두 고려해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바이오에 강한 학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학(UCLA UC버클리 UC샌디에이고 등을 합친 대학재단)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MIT 스탠포드 칼텍이 치열하게 경합하면서 2,3,4위를 기록했다. 이어 텍사스 워싱턴(Univ.of Washington) 위스콘신 컬럼비아 미시간 존스홉킨스 카네기멜론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특허 기술료부문에서는 컬럼비아 대학이 8천9백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캘리포니아 대학이 7천4백만 달러로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어 플로리다주립대가 5천7백만 달러로 3위를 기록했고 예일 워싱턴(Univ.of Washington) 스탠포드 미시간주립대 등이 뒤를 이었다. 순위 가른 바이오 기술=기술료 수입 1위를 기록한 컬럼비아 대학은 DNA를 세포에 주입시키는 방법에 관한 1983년 특허가 빅 히트를 친 것에 힘 입은 바 크다. 실제로 컬럼비아 대학 기술료의 80%는 바이오.제약 분야와 관련된 3가지 기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위를 기록한 캘리포니아대학 역시 연간 7천4백만 달러에 달하는 기술료 수입의 3분의 2는 다름 아닌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 의학부에서 나온 특허 수입이다. 본부격에 해당하는 버클리 캠퍼스가 차지하는 것은 약 8백만 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3위인 플로리다주립대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료 수입 5천7백만 달러중 사실상 거의 모두가 항암제와 관련된 하나의 보유특허에서 비롯됐다. 연간 4천만달러의 기술료 수입을 자랑하며 4위를 기록한 예일대학도 따지고 보면 60% 정도가 에이즈 치료제에 관련된 제약 특허로부터 나왔다. 무엇이 이렇게 만드나=기초연구가 바로 상업화로 이어지는 바이오와 같은 "연구집약형" 산업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대학의 기술료 수입이 급증했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연관 산업들이 발전하면서 바이오 분야에 투자가 집중된데다 연구 성과를 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미국 대학의 경쟁 풍토가 밑거름이 됐다. 또 상위 20~30개 대학 중심의 집중적인 연구도 바이오 기술 발전을 이끄는 요인이다. 특허와 관련된 제도적 장치도 잘 갖춰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학차원에서 교수의 특허 출원과 등록을 지원.관리하는 기구 설립을 장려했고 성과에 따른 수입배분 등 연구유인체계도 명확히 했다. 특허 수입이 다시 연구와 교육에 과감히 투자,선순환을 만들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상황=작년도 우리나라의 기술수출액은 2억달러 남짓이다. 미국 상위 3개대학의 기술료 수입의 합계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 대학을 미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바이오 기술에 대한 투자비 규모도 미국에 비해 훨씬 적다. 한 생명공학계 관계자는 "교육 중심대학과 연구 중심대학을 분리해 연구비를 집중 지원해야 연구자 상호간의 공동 연구와 협력으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현실 전문위원.김남국 기자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