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세계 公共보건을 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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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건강과 질병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놀랄 만큼 발전해 왔다.
효과적인 치료법 덕분에 수명연장,유아사망률 감소,의료수혜자 확대 등 광범위한 진보를 이뤄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루 2달러 미만을 버는 25억명의 극빈층은 여전히 의료혜택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생화학무기 사용이 보건분야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화학무기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대응은 30여년전부터 시작됐다.
1970년 WHO는 각국 보건부의 협조를 얻어 생화학무기를 공공보건측면에서 조명한 책자를 발간했다.
이는 병원균이나 화학물질 사용 테러에 대한 최초의 대응이었다.
현재는 각국 정부들과 함께 최적의 대응 절차를 수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탄저병,천연두 바이러스 등에 관한 대응절차를 갱신했다.
의료전문가들은 WHO 웹사이트에서 이같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WHO는 최근 기존 가이드라인을 재검토하기 위한 과학자문단도 구성했다.
자문단은 천연두 대응조치 권고안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게 된다.
천연두 발생시 대응을 위한 기존 가이드라인이 여전히 질병이 근절되기 이전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보건에 대한 대응은 안전을 위한 초석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에게 확신감을 지속적으로 심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확신감의 상실로 초래되는 공포심이 사회구성원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요소인 신뢰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이같은 두려움과 불신은 사회내의 계층간 분열에 의해 조장되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격차다.
오늘날 80%의 세계 인구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반면 다른 20%는 주체할 수 없는 풍요함 속에 살고 있다.
이같은 불공평함은 최극빈층에서 고통에 가득 찬 모습으로 드러난다.
일각에서는 테러리즘이 빈부격차 때문에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틀린 말이다.
이는 전에도 종종 그랬듯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교묘히 감추기 위해 극빈층의 곤경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세계은행이 이미 지적한 것처럼 최근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가장 고통 받은 계층은 다름 아닌 빈곤층이다.
세계는 공포의 씨앗을 뿌리려는 세력과의 싸움에 나섰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과 더불어 세계의 부와 발전에 대한 정당한 몫을 누리지 못하는 수억명의 빈곤층에도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세계는 지금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희망도 있다.
최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테러사태와 관련,새로운 도덕질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부유하고 권력있는 사람들의 만족 정도가 아니라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 대한 공동체의 헌신 정도가 좋은 사회의 척도"라고 주장했다.
전염병으로 매년 죽어가는 1천3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보건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야말로 이같은 새 도덕질서를 향한 중대한 진전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보건이 사회발전과 경제성장의 전제조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의료혜택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위해 광범위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다.
여기에는 공공분야 뿐 아니라 민간분야의 참여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행동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결정된다. 우리는 수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희망과 생명을 줄 수 있으며 보다 안전한 세계를 이룩할 수 있다.
정리=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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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최근 미국공공보건협회 연례총회에서 'One World:Global Health'란 제목으로 행한 연설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