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편의점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소매업종 대부분에 손대고 있는 기업을 종합유통기업이라 부른다. 국내 대표주자는 롯데와 신세계다. 롯데는 주력기업인 롯데쇼핑에서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별도 법인 코리아세븐에서 편의점 사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할인점외에 실험적인 형태의 슈퍼마켓(에브리데이)을 내고 있다. 최근 이 대열에 LG가 합류했다. LG는 유통(슈퍼 편의점),백화점,마트(LG상사 소속)등을 합쳐 종합유통기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LG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난 8월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LG유통 지분을 프랑스 기업에,LG마트(할인점)를 국내 기업에 매각하려는 시도가 무산된 다음이다. 사업정리가 힘들다면 차라리 합쳐서 경쟁력을 키우자는 계산이다. 내년에 출범할 통합법인은 일단 덩치가 크다. 백화점(3개) 할인점(6개) 슈퍼(60개) 편의점(7백50개) 등을 합치면 매출이 2조1천1백억원(지난해말 기준)에 달해 일약 유통업계 4위로 도약한다.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의 뒤를 잇는다. 그러나 통합법인의 앞날을 낙관할 수 만은 없다. 우선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백화점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가 서울은 물론 지방 대도시 요지를 선점하고 있다. 할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마트 마그넷 까르푸 홈플러스 등이 향후 4년안에 55∼85개까지 점포를 늘리려고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심지어 인구 10만명의 중소도시까지 할인점들이 들어서 있다. 점포 지을 땅이 거의 바닥난 셈이다. 이마트와 마그넷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이래서다. 증시상장이나 외자유치로 돈은 끌어들일 수도 있지만 알짜배기 입지는 이미 동났다. 슈퍼나 편의점 사업에서 강자라고 해도 대형 점포 경쟁에서 밀린다면 유통업계 상위권 진입은 '언감생심'이다. LG로서는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봉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럴 경우 LG는 또 한번 '빅딜(사업교환)'에 눈을 돌릴는지도 모른다. LG의 야심찬 유통부문 통합계획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이후'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