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일대 대형상가를 중심으로 한 비리 사건들은 '잊어버릴 때쯤' 되면 '거의 동일한 형태로' 반복되는게 특징이다. 사건 진행과정에서 '어깨'들이 개입돼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복잡한 소유 및 운영체계가 이같은 '물리적 충돌'의 주원인이다. 대형 쇼핑몰과 연관된 사람들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건물을 지어 분양한 개발회사(개발주)와 개발주로부터 분양받은 점포주(등기분양주.구분소유자), 그리고 점포주로부터 세를 얻어 장사하는 상인들이 있다. 현재 동대문시장에서 5평짜리 점포를 1년간 빌리려면 어림잡아 보증금 1천5백만원,월세 70만원에 프리미엄 6백만∼7백만원이 들어간다. 이 중 보증금과 월세는 점포주들의 손에 들어가지만 프리미엄은 브로커나 쇼핑몰 개발자의 몫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개발주들이 '상가를 활성화시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명목으로 점포주와 세입자들에게 '장사에 관한 모든 사항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받는게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 최근 D상가 등 일부 상가들이 운영위원회를 해체하고 층별 책임자(플로 매니저) 체제로 대체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조폭'의 검은 주먹을 완전히 뿌리 뽑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