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디지털방송 활성화의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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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 이어 KBS1 TV가 디지털방송을 시작한 것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방송이 본격화될 경우 시청자 라이프스타일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는 건 물론 콘텐츠 제작, 송ㆍ수신 관련 장비, TV수상기 시장 확대 등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방송은 방송 통신 컴퓨터가 결합된 형태인 만큼 쌍방향 통신 및 데이터의 축적과 재생이 가능하다.
그 결과 TV홈쇼핑의 경우 지금처럼 전화를 거는 게 아니라 클릭만 하면 되고 셋톱박스에 프로그램 기억장치가 내장돼 지나간 장면도 얼마든지 되돌려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방송의 패러다임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만큼 지상파TV에 이어 내년 3월 디지털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2005년까지 디지털TV 수상기를 포함한 기기,콘텐츠,광고 등에서 생산 1백11조원,수출 2백77억달러,무역흑자 1백46억달러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방송의 디지털화는 또 세계적인 추세다. 2005년까지 디지털방송 수상기의 세계시장 규모가 4백34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국내외 연구 보고는 디지털방송을 빨리 추진해야 할 당위성을 전하고도 남는다. 따라서 정부가 지난 8월부터 국내 제작이 어려운 외산 장비 도입시 관세를 85% 감면해주고 수신기 보급 확산을 위해 PDP(벽걸이)TV의 특별소비세를 15%에서 1.5%로 인하한 것은 디지털방송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디지털방송의 조기 정착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디지털방송이 제 궤도에 오르려면 콘텐츠 제작,송·수신 등 방송의 세가지 주체가 모두 디지털방식으로 전환돼야 하는데 그러자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까닭이다.
시설 투자와 HD(고화질)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지만 지상파 2조원,케이블TV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수신료 인상과 중간광고 허용 등이 논의되지만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경우 시청지역이 확대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리라 본다
국내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 없이 디지털방송산업 발전은 있을 수 없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과거 '선(先) 해외시장 진출,후(後) 국내시장 형성'을 위해 해외기술을 단순 도입해 상품화에만 치중한 끝에 중저가 시장은 중국 등 후발국에 빼앗기고,고도기술 부문은 일본에 밀린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디지털방송 성공의 관건은 우수한 콘텐츠 확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