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51
수정2006.04.02 04:53
우리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이후 겪은 큰 변화중 하나가 금융상품의 다양화이다.
고객 입장에선 선택의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금융상품이 너무 많아져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선택이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금융상품중에서도 최근엔 간접투자상품이 많이 늘고 있는데 오늘은 간접투자상품의 가입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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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이전에 금융상품이라고 하면 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적금 신탁상품,증권사와 투신사 종금사 등의 수익증권이 전부였다.
이때 금융재테크를 한다는 건 주로 세금우대나 비과세 상품을 이용하고 금융종합과세를 피하는 것 등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IMF를 겪으면서 이러한 전통적 금융상품외에 뮤추얼펀드 등 각종 간접투자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약사이자 주부인 강혜경(37세)씨는 IMF이전에는 주로 은행의 적금상품을 활용해 목돈을 만든 후 정기예금이나 신탁상품 등에 넣어 재테크를 해왔다.
하지만 최근 초저금리 상황을 맞아 강씨는 고민에 빠졌다.
목돈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 두기에는 이자가 너무 적고,그렇다고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민만 하고 있는 강씨에게 주거래 은행의 재무설계사(Financial Planner)가 추천한 건 바로 간접투자상품이었다.
간접투자상품이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에게 대신 투자토록 맡기는 것이다.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금융회사의 전문가에게 돈을 맡겨 굴리도록 한후 나중에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떼어주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런 간접투자상품도 IMF이후에는 뮤추얼펀드 랩어카운트 부동산신탁 인덱스펀드 등 종류가 다양해졌다.
게다가 IMF 이전엔 은행 신탁상품의 경우 최소한 원금이 보전되고 정기예금보다 다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원금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은행 직원의 말을 듣고 강씨는 걱정부터 앞섰다.
이처럼 간접투자상품의 종류가 많아지고,또 채권시가평가제 도입 등으로 수익률도 천차만별이 되면서 개인들이 간접투자상품을 고르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기에 과연 간접투자상품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지 궁금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우선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할 때 가급적 1호 펀드에 가입하라는 것이다.
어느 금융기관이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내놓을 때엔 고객의 인기를 끌도록 대개 첫번째 펀드를 간판스타로 만들려 한다.
즉 운용 전문가들도 가장 신경을 쓰는 게 1호 펀드이므로 후속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율도 높다.
둘째,주식형 펀드는 모집단위가 5백억원 내외인 펀드를 노려라.물론 IT(정보기술)산업의 기술발달과 금융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한 사람의 운용전문가가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규모는 다양하지만,일반적으로 주식 운용전문가가 펀드를 운용할때 최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 규모는 5백억원 내외라는 게 정설이다.
운용펀드 규모가 너무 크면 자산 운용시 시장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고,반대로 너무 작으면 효율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기 힘들다.
셋째,기준가격이 심하게 변동하는 펀드는 피하는 게 좋다.
기준가격이 심하게 변동한다는 건 그 펀드의 운용전문가가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의 시류에 너무 편승해 운용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운용도중에 해당 펀드의 운용전문가가 교체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넷째,펀드 규모가 크게 변동하는 것도 피하라.우선 펀드 규모가 커지는 것은 운용기법과 투자목적이 애초의 약속과 달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피하라는 얘기다.
반대로 규모가 작아졌다면 이는 투자자들이 돈을 찾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고,이렇게 규모가 작아지면 운용전문가도 제대로 투자자산을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
이미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한 고객의 경우엔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이렇게 작아지고 있다면 환매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다섯째,간접투자상품의 경우 시장금리를 고려해라.어떤 투자상품이든지 수익을 내려면 그것이 채권이든,주식이든 싼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한다.
채권형 간접투자상품의 경우 시중의 채권가격이 낮을 때(채권금리는 반대로 높은 때) 가입해야만 나중에 채권가격이 높아졌을 때(채권금리는 반대로 낮아졌을 때) 되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물론 일반고객의 경우 채권가격을 일일이 알아보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채권형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하고자 마음을 먹었다면 그 날 하루만이라도 경제신문 등을 보고 채권금리 동향을 살펴본 후에 가입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颱求?
마찬가지로 주식형 간접투자상품은 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시점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여섯째,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남의 말만 듣고서 간접투자상품을 무턱대고 가입하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높은 투자수익을 원한다면 그에 따르는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지,먼저 자신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거기에 따라 가입할 펀드 유형을 정할 수 있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면서도 성장형 펀드에 가입한다면 자칫 손실을 봐 마음고생을 할 수도 있고,최악의 경우 중도환매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과거엔 펀드 운용에 따른 손실을 판매사나 운용사가 떠맡았지만 이젠 투자자 자신이 1백% 손실책임을 져야 하는 때가 됐다.
때문에 투자자 본인이 가입하고자 하는 펀드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손해도 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전문선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dbmkter@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