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내리 하락하며 최근 단단하게 지지되던 1,295원을 뚫고 내려섰다. 지난주부터 하루걸러 반복되던 상승과 하락의 궤도는 마무리됐다. 밤새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달러/엔 환율의 하락, 1,000억원을 넘어선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 등 하락분위기가 조장됐다. 저가매수와 결제수요,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외 매수세가 나오면서 1,292원 밑으로의 추가 하락을 막았으며 반등 역시 매수세의 취약함을 근거로 버거운 흐름이었다. 외국인 주식자금에 대한 부담 등으로 추가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1,290원에 대한 지지력은 일단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원 내린 1,292.60원에 마감했다. 지난 9월 13일 1,290.60원에 마감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오전장 초반 1.70원내의 이동거리가 정해진 뒤 장중 내내 이 범위내에서만 오르내리는 정체장을 연출했다. ◆ 1,290∼1,295원으로 박스권 하향조정 = 한동안 지켜지던 '1,295∼1,300원'의 박스권은 밤새 하락을 위한 제반여건이 갖춰짐으로써 '1,290∼1,295원'으로 몸을 낮췄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금리인하는 선반영됐고 하락 분위기에 비해 물량 공급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보아 어제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이 이월됐던 것 같다"며 "외국인 주식자금이 관건이긴 한데 내일은 범위를 조금 낮춰도 1,290∼1,29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밤새 달러/엔이 급락하거나 나스닥이 계속 상승하지 않는 이상 급등락은 없을 것"이라며 "개장초에 이를 반영한 움직임외에 내일 장중 흐름도 여전히 묶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내일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일만한 재료나 수급이 없다"며 "1,290원은 일단 지지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하락 분위기 조성 =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0엔대로 진입키도 했으며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도 이에 가세, 환율은 장중 전 저점인 1,293원을 가볍게 통과한 1,292원에 출발하며 저점을 낮췄다. 그러나 그것으로 추가하락은 없었다.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미국의 금리인하와 뉴욕 증시의 상승에도 불구, 뉴욕에서 달러/엔은 하락하며 121.15엔에 마감했다. 엔 매수세가 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달러를 약세로 몰아 이날도 하락세를 보였다가 되오르고 있다. 달러/엔은 120.80엔에 자리잡고 있는 지지선을 확실히 뚫지 못한 채 오후 4시 48분 현재 121.05엔으로 반등하고 있다. 뉴욕에서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면 달러/원도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 업체들은 단기적인 바닥 확인 작업을 거치면서 저가인식 매수세, 결제수요 등을 유입하며 환율을 지지했다. 역외세력은 NDF정산관련 매수세를 띠었다. 전자업체 등의 네고물량이 출회됐으나 적극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리지 못했다. 기업들도 최근 환율 수준에 대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소극적인 거래양상을 보였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역외선물환(NDF)시장 달러/원 환율은 미국 금리인하에도 불구, 달러/엔 하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으며 소폭 내린 1,297/1,298원에 마감, 하락 분위기를 조장했다. 전날보다 3.60원 낮은 1,292원에 개장한 환율은 이내 반등하며 10시 12분경 이날 고점인 1,293.70원까지 올라섰다. 한동안 1,293원을 경계로 위아래 소폭 등락을 거듭하던 환율은 반등시도가 어렵자 1,292원선으로 다시 내려 1,292.5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내린 1,292.4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292.20∼1,292.50원에서 움직인 뒤 1시 40분경 1,292.1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추가 하락은 여의치 않은 듯 위쪽으로 방향을 돌린 환율은 3시 44분경 1,293.10원까지 오른 뒤 추가반등이 버겁자 막판 외국인 주식자금이 나오면서 1,292원선으로 되밀렸다. 장중 고점은 1,293.70원, 저점은 개장가인 1,292원으로 변동폭은 1.7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87억원, 199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닷새째 주식순매수를 이으면서 가장 강력한 환율 하락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7,2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6,5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9,400달러, 2억1,760만달러가 거래됐다. 8일 기준환율은 1,292.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