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리더십-부시 前 美대통령과의 대화] '부시 家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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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43대 대통령은 흔히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와 비교되곤 한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란 점과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대통령이 됐다는 점이 비슷하다.
이들의 아버지(41대 조지 부시, 2대 존 애덤스)도 모두 보스턴이 고향이고 재임중 전쟁을 겪었으며 단임으로 끝나는 등 비슷한 인생역정을 겪었다.
그러나 부시가(家)와 애덤스가는 '두 대통령을 만들어냈다'는 점 말고는 많은 차이가 난다.
존 애덤스의 두 아들 중 한 명은 대통령이 됐지만 다른 한 아들은 알코올중독자가 됐다.
2세 대통령인 존 퀸시의 두 아들 중 한 명은 그런대로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다른 한명은 자살을 했다.
'대통령가문'이란 기회를 잘 활용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지만 거꾸로 주변의 지나친 기대감에 짓눌려 실패한 인생을 살기 쉽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부시 가문은 그런 의미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최고의 '정치가문'으로 존경받는다.
현 부시 대통령의 조부인 프레스코트 부시는 52년부터 63년까지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아버지인 조지 부시는 중국대사 중앙정보부(CIA)국장 부통령(81~89년)에 이어 89년부터 93년까지는 대통령으로 미국을 이끌었다.
부시 대통령의 남동생인 존 앨리스(제프) 부시는 현재 플로리다주의 주지사로 있다.
3대에 걸쳐 대통령 두명과 상원의원 주지사를 배출한 명가로 떠오른 셈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명문은 케네디가.
대통령 한 명과 현직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등 여러명의 상하의원을 배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부시 대통령의 당선으로 부시가는 케네디가를 제치고 최고의 정치명문가문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대학시절 댄스파티에서 만난 '첫키스의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중도에 대학을 그만둔 부시 대통령의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 여사도 14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스피어스의 후손으로 정치명가의 색채를 더해준다.
현 부시 대통령은 아들 없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만 둘.
대신 제프 주지사와 멕시코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조지 P 부시가 젊은층과 라틴계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 앞으로 부시 가문의 4대정치인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시 가문의 수장은 역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미국 정치인중 가장 발이 넓다는 평을 듣는 그가 평생 쌓아 놓은 인맥이 부시 가문의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형성하고 있다.
부시 인맥은 미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려하다.
아들 부시가 대통령이 되자 중국정부는 곧바로 그와 친한 양치에를 미국대사로 임명할 정도로 그의 인맥은 전세계에 깔려 있다.
한국에도 그의 인맥이 많은 편이다.
텍사스주에 터전을 이룬 부시 가문은 가정의 가치와 가족간의 협동을 중시하는 중서부지역 특유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어머니'로 불릴 정도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퍼스트레이디였던 바버라 부시 여사의 형제애를 강조하는 가정교육도 자녀들을 대성시킨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