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두달 연속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실탄'(금리정책)을 아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9월중 실물경기 지표도 반짝 호전세여서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 저금리 부작용에 대한 일각의 지적도 한은과 금통위로서는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금리인하 가능성은 남겼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세계경제 불안이 지속되는 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회복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언제든 금리를 내린다는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다. ◇ 동결 배경 =무엇보다 통계로 검증된 9월 실물지표가 금통위원들을 콜금리 동결쪽으로 기울게 했다. 지난 9월 산업생산이 증가세(5.1%)로 돌아섰고 도소매판매와 건설기성액은 각각 7.7%, 23.6% 증가했다. 설비투자 감소세도 둔화됐고 서비스업은 두달째 증가율이 커졌다. 한은은 그동안의 콜금리 인하 및 정부 경기활성화대책의 효과가 미세하나마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관계자는 "금리인하가 우선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져 민간소비와 주택투자의 증가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0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한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 한번은 더 내릴 듯 =전철환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금통위 발표문에는 없는 '시의적절하게'라는 용어를 넣어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금통위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아 시장금리가 폭등한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전 총재는 내년 3월말 임기가 만료된다. 한은 내에선 전 총재가 가진 '실탄'이 한 발뿐이라고 보고있다. 한은 관계자는 "임기말까지 네번 더 콜금리 조절기회가 있는데 이달에 서둘러 내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10월 국내 실물지표가 악화되고 미국의 4.4분기 경기악화가 가시화되면 당장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