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IT(정보기술)불황과 맞물려 전체적인 실적둔화가 예상되는 등 펀더멘털은 불안하지만 강한 매수세로 65선 이상에 겹겹이 쌓인 매물벽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랠리'의 일등공신으로는 외국인이 꼽힌다. 이들은 지난 9월27일 이후 무려 28일동안 매수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중 순매수규모는 3천6백65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이제 외국인이 언제 매도로 돌아설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상승장에서 외국인의 차익실현을 위한 순매도 전환이 '랠리'에 종지부를 찍었던 전례를 되새겨볼 때가 됐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외국인의 순매수기간중 지수상승률이 36.1%나 된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타이밍이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이 강하다.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KTF 등의 경우 상승률이 시장수익률을 웃돌고 있는데다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대치로 높아지면서 최근들어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 배경이다. ◇'차익매물화'의 가능성=외국인의 집중 매수종목인 KTF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은 14.19%에서 16.32%로 늘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한도(49%)의 3분의 1 정도가 소진됐다. 계산상으로는 외국인이 지분한도의 60% 이상을 추가매수할 여지는 남아 있다. 그러나 외국인은 과거 소진율이 30% 안팎에 이르는 시점에서 '사고팔고'를 되풀이해왔다. 이 때문에 추가 매수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강하다. 또 외국인 순매수기간중 KTF의 주가상승률(7일 종가기준)이 37.6%나 된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휴맥스 엔씨소프트 등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기술주들도 외국인 지분율이 각각 46.93%와 37.98%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외국인 지분한도는 1백%이지만 외국인들은 지난 5월 랠리에서 휴맥스와 엔씨소프트의 지분율이 각각 44%와 26%에 도달한 시점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로 돌아섰었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전문가들은 당분간 KTF 등 외국인 선호종목에 대해서는 추격 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주문이다. 대신 실적호전 등으로 펀더멘털이 개선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에 추가로 편입될 가능성이 큰 종목군이 투자리스크가 작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LG홈쇼핑 등 이미 외국인의 지분한도가 거의 찬 업종대표주보다는 후발주자격인 '옐로칩'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국인들도 최근들어 CJ39쇼핑 등 업종별 '후발주자'에 대한 순매수를 늘리고 있다. 또 유일전자 아이디스 액토즈소프트 대원씨앤에이 오리엔텍 퓨쳐시스템 세원텔레콤 등도 외국인의 새로운 순매수 종목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외국인의 선호종목 중에는 국내 기관이 사들이는 종목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더라도 기관의 매입이 뒷받침되면 그만큼 가격하락의 충격이 적기 때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