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공방이 치열해지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지수는 좁은 범위에 머물며 한박자 쉬어가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이 왕성한 매수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국민은행 등 몇몇 종목에만 집중됐다. 프로그램 매도를 비롯해 기관의 매도 의지가 아직 강해 추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거래소의 경우 거래량이 오전중 이미 5억주를 넘어서 전날 종일 거래량 5억3,000만주에 육박했다. 투자 심리는 여전히 좋다. 지난 7일까지 한주 동안 미국 뮤추얼펀드에 6월 초 이후 최대규모인 52억달러가 순유입돼 외국인의 매수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기관은 보유자금이 2조원에 이르러 매도를 계속하기에 부담을 느낄 때도 됐다. LG투자증권의 이윤학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 상승은 유동성 증대에 크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펀더멘텔에 의존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면서도 "미국 시장의 큰 폭 조정만 없다면 외국인 투자자에 의한 강세가 다음주까지도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 48분 현재 전날보다 0.26포인트, 0.05% 오른 573.30을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576.29, 저점은 569.71으로 변동폭이 7포인트도 안될 정도로 보합권에서 지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두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한 580선에 대한 상향돌파는 변변한 시도조차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0.26포인트, 0.39% 오른 66.87로, 역시 보합권에서 미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매수 매도 주문이 엇갈리는 와중에 2% 가까이로 상승폭을 넓혔다. 반면 한국통신은 하락전환했으며 한국전력은 하락폭을 넓혔다. SK텔레콤과 포항제철은 강세다. 국민은행은 2.26% 상승했다. 기대치보다는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이는 당초 적정주가라고 생각됐던 수준에서 상장돼 투자자들이 매수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에서는 KTF가 메릴린치 등의 창구를 통한 매수세에 힘입어 4%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이은 상승 끝에 주가는 지난 6월 수준을 회복했다. 이날 20일 주가 이동평균선은 1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했다. 반면 기업은행, 강원랜드, 국민카드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은 대부분 약세다. 업종별로 보면 거래소의 은행업종이 전날의 급등세를 접고 2%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증시 관계자들은 다음주중 은행주가 외국인 매수 대상으로 부상해 또한번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의료정밀이 5% 넘게 올랐으며 철강금속도 상승률이 1.88%로 비교적 흐름이 좋다. 외국인은 거래소 순매수 규모가 1,000억원을 넘겼다. 현재 1,0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도 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 역시 거래소에서 583, 코스닥에서 1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거래소에서 1,3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6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