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회담을 위한 회담' 이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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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2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북측지역인 금강산여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반테러전쟁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남측의 비상경계태세 등에 대한 남북 양측의 시각차가 적지 않은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어려운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는 단계는 지났다는 관점에서 우리는 대표단이 가시적인 성과는 물론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보다 단호한 자세로 회담에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방문단 교환,대북 식량지원,5차 장관급회담 합의일정 재조정 등을 의제로 잡고 있다.
이는 지난 9월에 열렸던 5차 회담의 결과를 두달이 지나 다시 확인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제 회의에선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4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을 북측에 촉구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면회소 설치와 생사·주소확인 및 서신교환 확대를 위한 4차 남북적십자회담의 빠른 시일내 개최를 제의했다고 한다.
5차 회담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홍순영 수석대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정대로 면담이 성사되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등 남북현안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북측의 반응은 비상경계태세를 먼저 해제하라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져 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북측은 이미 이를 핑계로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은 물론 남측에서 열릴 예정이던 여러 실무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자세에서 조금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이런 상황에서 미뤘던 이산가족방문단 교환과 식량지원 등에만 합의한다면 회담이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표단은 최근 북측이 반테러 국제협약에 가입키로 결정한 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도록 강력히 촉구하고 끈질긴 설득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일방적인 '끌려다니기'나 '퍼주기'식이란 국민의 거부반응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북측도 모르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8일 환영만찬에서 홍 수석대표가 실천은 합의만큼 중요하며 합의사항이 철저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데 대해 북측 김령성 단장도 합의도 중요하지만 합의된 문제들을 원만히 이행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화답한 것이 빈말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제는 더 이상 회담을 위한 회담에 그쳐서는 안될 때임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