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각료들이 미국의 대테러전쟁 수행방식에 대한 불만을 개인적으로 표명하는 등 9.11테러 이후 처음으로 양국 정부간에분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워싱턴 방문을 통해 영국이 미국의 제1 우방임을 공고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내에서는 미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전했다. 영국 정부 각료들의 우려는 군사와 외교 양측면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대응자세, 아프가니스탄 공습전략, 미국의 우방과의협의 결여, 미국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다고 신문은말했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는 전쟁을 아프가니스탄 이외 지역으로 확대하는데 반대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내 일부의 이라크에 대한 전면공격 추진에 경악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처리방식이 양국 정부간 분쟁의 주원인이라고 신문은 지적하고 영국 총리실과 외무부는 미국정부가 이 문제의 처리에 우유부단하게 대처함으로써 대테러 연대에 결정적인 아랍권의 의견을 고립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그동안 오래 예견돼왔던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지지를 위한 유엔총회 연설을 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블레어 총리는 또한번 좌절을 겪었다고 신문은 말했다. 당초 금주말로 예정됐던 파월 장관의 연설은 미국의 대 이스라엘 정책이 팔레스타인 쪽으로 상당히 기우는 역사적인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는 지난 2개월간 예상됐던 것이며 심지어 블레어 총리가 워싱턴 방문길에 오른 지난 7일까지도 영국 총리실은 파월 장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한 노선을 취할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영국정부 각료는 파월장관의 연설내용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며 다만 시점이 문제였다고 말하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 수주간 비정상적으로 행동했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나 영국 외무부 소식통들은 그가 역사적인 선언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영국 정부내에는 부시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이후에 이라크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한 영국 정부 각료는 이라크 공습은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살해될 것이기 때문에대실패가 될 것이며 아랍권내에서 미국과 영국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랍권에 있는 미국과 영국 대사관들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며 영국인들은그 지역을 떠나야 할 것이고 온건파 아랍 정권들은 모두 축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국방부 및 군부에서도 불만이 고조되기는 마찬가지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영국 국방부 관리들은 미국 정부가 작전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미국이 아프가니스탄내 또는 인근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특수부대 SAS를포함, 영국 지상군 병력의 투입과 임무부여를 지연하고 있는데 대해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한 고위각료는 이번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미 중부사령관 토미 프랭크스 장군이"포병 출신"이어서 보병의 투입을 꺼린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또 플로리다주에 있는 프랭크스 장군의 사령부에는 70여명의 영국군 장교가 파견돼 자문을 하고 있으나 이들의 기여가 대외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분위기가 영국 정부내에서 고조되고 있다고 국방부 소식통들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