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순(29)이 국내 여자프로골프 2001시즌 대미를 장식했다. 정일미(29·한솔CSN)는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아 올해 무려 일곱번이나 2위에 머무는 불운을 겪었다. 박현순은 11일 제주 파라다이스GC(파72)에서 끝난 제3회 파라다이스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2억원)에서 3라운드 합계 5언더파 2백11타를 기록하며 2,3라운드에서 우승 다툼을 벌였던 정일미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프로 11년차인 박현순의 이번 우승은 통산 6승째. 지난해 3월 마주앙여자오픈 이후 1년7개월여 만의 정상 등극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 72홀 최소타(2백77타) 기록 보유자인 박현순의 남편은 세미프로 김병호씨로 이번 대회에서도 김씨가 캐디를 맡았다. 공동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박현순과 정일미는 전반까지만 해도 정일미가 중간합계 4언더파로 1타 앞서나갔다. 박현순은 그러나 후반 들어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선두가 된 뒤 정일미가 13번홀에서 보기를 한 틈을 타 다시 1타 앞서나갔다. 승부의 분수령은 17번홀(파3).1타 뒤지던 정일미가 50㎝거리의 파퍼팅을 놓치면서 두 선수의 간격은 2타로 벌어졌다. 4백98야드의 짧은 파5홀인 18번홀은 정일미에게 역전의 기회를 주지 못했다. 정일미의 버디 시도는 무산됐고 박현순은 '파 작전'으로 나가 이 대회와 올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4승을 노리던 강수연(25·아스트라)은 합계 1언더파 2백15타로 3위를 차지했다. 강수연은 그러나 지난 97년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상금왕이 됐다. 지난해 챔피언 김미현(24·KTF)은 합계 이븐파 2백16타로 김영(21·신세계) 신현주(21)와 함께 공동4위를 기록했다. 또 박희정(21·채널V코리아)은 1오버파 2백17타로 공동7위를 차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