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마처럼 미국에서 연간 1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성병호 현대자동차의 해외영업본부장(55)은 그랜저XG를 미국 시장에서 몇 안되는 '월드 브랜드'로 키워내겠다고 장담했다.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35만대 수출목표 달성을 주도하고 있는 성 본부장은 한양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 제품 특성에 대한 신속한 이해가 그 어떤 마케팅 기법보다도 우선한다고 믿고 있다. "그랜저XG같은 고급 차종은 할부판매나 대량 구매에 따른 할인을 최대한 지양해야 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밀어내기 수출 같은 방식은 꿈도 꾸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랜저XG의 고객군은 45세 안팎에 연소득 6만달러를 넘는 중산층입니다. 이들의 성향과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고는 30여개에 달하는 경쟁차종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성 본부장은 그랜저XG의 장점으로 동급 최고의 주행 안정성과 고급스런 이미지를 꼽았다. 자동차 생산기술로만 따지면 더 잘 만들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양과 기술을 구현하는데 역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랜저XG와 쏘나타를 앞세워 일본산이나 유럽산 차들과 정면 승부를 겨룰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실적 향상은 10년 무상수리보증 서비스 덕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상쇄할 만큼의 품질 개선이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당분간 쏘나타는 연간 10만대, 그랜저XG는 3만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향후 2~3년내 새 모델이 나오는 대로 시장점유율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내년도 미국내 신차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1백만대 적은 1천5백50만대로 예상되지만 현대차는 목표치를 10%이상 높여 잡을 방침이다. 동시에 북미공장 설립 계획도 보다 가시화함으로써 한단계 높은 도약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