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란 참으로 오묘하다. 수요자 입장에선 싼 게 더할 나위없이 좋지만 저가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기름값이 산유국의 감산 논의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게 좋은 사례다. 원자재값이 싸진 만큼 가공업체의 마진이 높아져야 하나 그렇지 않다. 완제품의 수요가 제품값을 결정하기 때문.이윤을 남기는 데는 비싸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최근 반도체 D램 가격이 오르면서 반도체 주가가 들먹거리고 있다. '계절적 수요'에 따른 반등이라고 그 의미를 축소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거지사'를 보면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 끝없는 추락과 게걸음 뒤에 나온 반등이기 때문.오르는 가격에는 다 사연이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