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에어라인 587편의 추락소식이 전해진후 미국 국민들과 사법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테러와의 관련 여부다. 사고가 난지 1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현재(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테러관련 여부에 대한 공식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 테러 관련 여부를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방부는 다만 전투기 3대를 뉴욕 상공으로 출동시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보안강화는 비단 이날 사고때문만은 아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 9월11일 테러공격이후 보안을 대폭 강화하기위해 정찰및 보안용 전투기를 출동시키곤 했다. 케이블 TV인 CNN 보도에 따르면 사고 직후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들은 "아직 테러 관련 징후나 범죄의 냄새를 맡지는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FBI관계자는 "사고 직후여서 자세한 경위는 알수 없지만 범죄 행위의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사고가 나기 전 JFK공항주변에서 특별한 문제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민들은 테러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정부의 초기 반응에 안도하면서도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을 궤멸시키기위한 공격이 한달을 넘기면서 수도 카불 점령을 앞두고 있음에도 오사마 빈 라덴이 건재한데다 핵무기 보유설까지 나돌아 보복 테러를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9.11테러와 함께 탄저균마저 미국 주요 지역에 퍼지면서 미국인들은 안전을 자신하지 못해 여행이나 출장을 삼갈 정도였다. 세계무역센터의 붕괴에 이어 탄저균이 확산됐고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누구도 장담할수 없는 불안한 상태가 이어졌다. 부시 행정부는 급기야 국토안보국을 새로 창설했다. 아프간의 전쟁터보다 미국 현지가 더 위험하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런 상태에서 또다시 대형 비행기 추락사고가 남에 따라 테러와 관련이 없더라도 미국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특히 사고가 난 날이 유엔총회기간중으로 전세계의 정상과 수반들을 보호하기위한 안전이 강화된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직후 유엔건물은 일단 봉쇄됐다. 아무리 높은 직급이더라도 출입이 통제됐다. 유엔총회라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열린 날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미국의 안전관리에 심각한 의문과 불만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고광철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