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08
수정2006.04.02 05:11
PC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나온 2기가헤르쯔(GHz)급 PC는 20여년 전 PC가 처음 탄생한 때와 비교하면 중앙처리장치(CPU) 속도 면에서 4백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진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
지난 8월 인텔이 2GHz 속도의 프로세서를 발표한 것은 지난해 3월 AMD가 처음으로 1GHz급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기가헤르쯔(GHz) 시대"에 접어 든지 불과 1년5개월 만이었다.
최근 주류를 이루는 PC 규격은 중앙처리장치 펜티엄4 1.5GHz 이상,메모리 1백28 메가바이트(MB) 이상,하드디스크(HDD)는 40 기가바이트(GB) 이상이다.
사실 지난달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OS)인 윈도XP를 제대로 쓰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PC 시장에 부는 새로운 바람과 지금 어떤 PC를 구입하는 것이 좋을지 짚어본다.
1GHz를 넘어 2GHz 시대 열린다=인텔이 2GHz급 프로세서 출시 이후 컴팩 HP 델 등 세계적 PC업체들은 이를 채택한 제품을 앞다퉈 내놨다.
물론 아직 주류는 1GHz급이지만 조만간 2GHz급이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윈도XP 시판과 함께 2GHz급 PC는 급속히 소비자층을 파고 들 것으로 전망된다.
2GHz급 PC 언제 사야하나=현재 국내 PC업체들은 대부분 1~2종의 2GHz급 PC를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가격이 2백만원을 넘지만 최근 일부 중견 PC업체들은 1백50만원대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2GHz급 PC 구입 시기를 내년 쯤으로 미루는 것이 좋다.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앙처리장치만 빠르다고 PC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앙처리장치에 걸맞게 주변장치 속도도 빨라져야 한다.
고속도로를 10차선으로 늘려도 톨게이트가 1개 뿐이라면 교통체증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2GHz급 PC는 MS의 윈도XP의 보급이 본격화되고,가격이 지금의 5백62달러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구입하는 것이 좋다.
1.5GHz급 PC로 눈을 돌려라=인텔의 펜티엄4 2GHz CPU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기대하지 않았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중앙처리장치의 속도를 조금만 낮추면 이전 보다 훨씬 싸게 PC를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텔은 펜티엄4 2GHz 프로세서를 출시하면서 이전 CPU 가격을 최고 54.4%까지 낮췄다.
특히 예전의 가격인하와 달리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가격을 인하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늘었다.
실제로 지난 8월 인텔은 펜티엄4 1.8GHz 프로세서를 5백62달러에서 2백56달러로 54.5% 내렸다.
펜티엄4 1.7GHz 프로세서는 3백52달러에서 1백93달러로 떨어졌다.
현재 PC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펜티엄4 1.5GHz는 1백33달러로 인하됐다.
특히 펜티엄4 1.5GHz의 경우 지난 1월만 해도 6백44달러에 달했으므로 7개월 만에 20%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PC 가격에서 중앙처리장치가 차지하는 비율이 20~30%인 것을 고려하면 최고 10~20%의 PC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중앙처리장치 펜티엄4 1.5GHz 또는 1.4GHz에 메모리 1백28MB,하드디스크 40GB인 PC는 1백만원 내외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굳이 펜티엄4 2GHz 프로세서를 고집하는 것보다 펜티엄4 1.5GHz를 택하는 쪽이 현명하다.
실제로 0.5GHz 차이는 인간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속도를 즐기는 마니아라면 펜티엄4 1.8GHz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실제 성능도 큰 차이가 없다.
미국 PC전문지인 PC매거진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를 대상으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2.0GHz와 1.8GHz를 사용한 PC의 성능차이는 9%에 불과했다.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포토샵과 드림위버 테스트에서도 12%의 차이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