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新르네상스] SI업계 '재해복구시스템' 美테러 계기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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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SI(시스템통합) 업계의 화두는 재해복구 시스템"
경기불황으로 IT(정보기술) 시장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SI 업체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활로를 제시한 분야는 BRS(Business Recovery System) 또는 DRS(Disaster Recovery System)로 불리는 재해복구 시스템.
재해복구 시스템이란,기업체 등에서 PC에 정보를 입력하는 순간 그 내용이 멀리 떨어져있는 백업(back-up)센터에 똑같이 저장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천재지변이나 화재 테러 등의 사고로 인해 기업체 전산센터가 손상을 입어도 데이터 백업 센터에 저장된 정보를 기반으로 사고 발생후 1~24시간 안에 전체 정보를 복구,무리없이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재해복구 시스템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지난 9월 발생한 미국 테러사태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가 참혹하게 붕괴되면서 이 건물 25개층에서 3천7백명의 직원이 근무하던 세계적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업무가 마비될 것으로 우려됐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백업센터에 재해복구 시스템을 갖춘 덕에 모건 스탠리는 어떤 고객 정보나 거래 정보도 손상되지 않은 채 사고 나흘만에 뉴욕증권거래소에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 9월 한 대형증권사가 누수로 인한 전산시스템 정지로 인해 1천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체의 데이터 안전도를 위협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들에게 2002년 말까지 고객 데이터 백업체제를 갖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업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재해복구 시스템 설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 분야 시장 규모는 지난해 7백억원에서 2002년에는 2천5백억~3천억원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LG-EDS시스템 등 국내 SI업체들은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데이터센터와 인터넷서비스센터 등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사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재해복구 시스템 사업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지난 92년부터 구축,상대적으로 빨리 재해복구 사업에 나섰다.
"삼성SDS의 데이터센터는 경기도 과천(제1) 경북 구미(제2),그리고 대덕(제3) 3곳에 있으며 이들은 서로 연계돼 3중 백업체제가 구축돼 있다"고 삼성SDS 측은 밝혔다.
또 중국 베이징,미국 뉴저지,영국 런던,멕시코 티후아나에 해외 데이터센터를 운영중이고 앞으로 아시아지역에 IT센터를 한곳 더 만들어 세계 5개 지역에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990년대까지 삼성SDS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재해복구 시스템을 주로 구축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경남은행 서울은행 한빛은행 산업은행 등으로 고객업체의 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경기도 용인 마북리의 인터넷 서비스 센터에 데이터백업 시설을 갖추고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용인 인터넷 서비스 센터는 국내 지진 최고 강도(6도)보다 훨씬 높은 리히터 진도 7.5도 수준에 대비한 내진건물로 무정전 전원장치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췄다고 현대정보기술 측은 설명한다.
한편 현대정보기술은 별도의 재해복구 전담팀을 구성,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과 재해복구 테스트 등의 업무를 벌이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관계자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해 2차례의 정기 재해복구 테스트 외에 한차례의 불시 테스트를 하면서 시스템 안정도를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정보기술은 지난해 한미은행,올 7월 하나은행 재해복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금융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사고 발생 1시간 이내에 현대정보기술 데이터 센터에서 1백% 데이터 복구가 가능하다고 현대정보기술 측은 밝혔다.
LG-EDS시스템(대표 오해진)은 올해 4월 LG공동 재해복구센터를 구축,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카드 등에 재해복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은행 대법원 등 외부 기업.기관의 재해복구 시스템도 맡고 있다.
한편 한국IBM 한국CA 등 외국계 IT업체들도 새로운 재해복구 솔루션을 내놓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IBM은 최근 "IT 재난복구와 고가용성"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어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를 적극 홍보중이고 한국CA는 3억 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한시간 안에 백업할 수 최신 솔루션을 내놓고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