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의 장기 취재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현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EBS TV 시사다큐 '움직이는 세계'는 14일 오후 10시 영국 BBC에서 아프간 문제를 전문적으로 취재해온 존 심슨 기자와 아프간 내전을 종군 촬영해온 피터 주브날 카메라 기자가 공동 취재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비극의 현대사,아프가니스탄'을 방송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강대국의 침략과 내전으로 점철된 30년 아프간 현대사를 아프간 민중의 삶의 관점에서 다룬다. 소련의 아프간 침공실패에서부터 수많은 반군세력들이 연루된 아프간의 복잡한 내전사,탈레반 운동의 형성과 96년 수도 카불을 함락하고 정권을 획득하는 과정,올 봄의 바미안 석불 파괴와 최근 미국의 공습에 이르기까지 아프간 현대사를 생동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13년간 아프간을 취재한 두 기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희귀 영상자료들도 보여준다. 중세의 암흑시대를 연상케 하는 아프간의 현재 모습도 소개된다. TV 음악 술 등 모든 오락을 금지하고 여성을 심하게 학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측은 이 모든 것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순수한 이슬람 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아프가니스탄이 현재의 상황에 처하게 된 데는 서방측의 잘못도 있다고 지적한다.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서방측은 '적의 적은 동지'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과격한 이슬람 게릴라단체에 무기와 자금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것.오사마 빈 라덴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이후에도 미국은 소련과의 세력다툼에서 이용가치가 없어지자 한동안 내전 사태를 그대로 관망하기도 했었다고 비판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