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의 '미국 여객기 사고'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사고 직후에는 주가와 달러가치가 급락했으나 곧 안정을 되찾아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국제유가는 떨어지고 위기시 급등하는 금값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미국의 소비심리가 더 위축돼 세계 경제가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항공 및 관광업계의 추가 위축은 불가피하다. ◇증시동향=13일 아시아증시는 오전장에 모두 1%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서고 일본 홍콩 대만 등 다른 증시는 낙폭이 0.6% 안팎으로 축소됐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오전에 1.2%(1백20엔) 떨어지면서 9천9백60엔까지 하락,1만엔선이 깨졌다. 그러나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일어나 전날보다 0.5% 떨어진 1만30엔선에서 마감,1만엔선을 지켰다. 전날 미국 증시도 사고 직후 급락했으나 곧 안정을 찾았다. 나스닥주가는 0.64% 오르고 다우지수는 0.5% 떨어진 상태로 마감됐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로 미국의 소비자신뢰도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미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위축이 좀 더 장기화돼 미 경제 회복세가 지체되고 그에 따라 세계 경제 회복 시기도 다소 지연될 수 있다. 그렇다고 회복세가 꺾이는 것은 아니다. ◇환율 상황=국제환율도 별 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 사고 직후 12일 뉴욕시장에서 달러값이 엔과 유로화에 대해 급락했지만 곧 안정을 되찾았다. 엔화에 대해서는 장중 한때 달러당 1백19.73엔까지 하락,한달여 만에 다시 1백20엔 밑으로 내려갔으나 금방 1백20엔대로 회복됐다. 달러가치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0.90달러 선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0.89달러선으로 회복됐다. 이어 13일 도쿄시장에서도 달러가치는 1백20.85엔까지 오르는 등 강보합세를 유지,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유가 및 금값=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국제유가였다. 이번 사고로 항공 및 관광산업이 더 위축되고 그결과 제트유 등 석유소비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으로 유가는 급락했다.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2월 인도분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에도 불구하고 0.99달러(4.46%) 떨어진 배럴당 21.23달러를 기록했다. 금값(12월 인도분)은 사고발생 직후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장중 한때 5달러가량 뛰었으나 사고원인이 테러가 아닌 것으로 추정되자 소폭(0.9달러) 오른 온스당 2백78.60달러를 나타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