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08
수정2006.04.02 05:11
뉴욕에서 2백60여명의 인명을 앗아간 대형 여객기 참사가 발생,다시한번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기체결함 등에 의한 단순 추락사고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미 정부당국의 추정이지만 9·11 동시다발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대형 참사가 발생,테러에 대한 공포심이 증폭된 것만은 사실이다.
오사마 빈 라덴이 추가테러를 경고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다 미국의 융단폭격으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궁지에 몰려있어 테러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번 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이든,기체결함에 의한 것이든 미국경제는 물론 한국과 같이 대미 경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는 설상가상의 악영향을 끼칠게 분명하다.
특히 수출이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대미 수출의존도가 20%나 되는 한국으로서는 올해말까지 마이너스 굴레를 벗어나기가 힘들게 됐다.우리가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미국의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 '반짝 특수'는 이번 사고의 여파로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어온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는 이번 사고로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항공연료 수요감소로 정유업계 역시 큰 타격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악재만 탓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이번 항공기 사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 회복은 당초 예상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최근 반도체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런 낙관적인 시각을 뒷받침한다.
항공기 추락 직후 크게 흔들렸던 국제금융시장과 국내외 증시가 금방 안정을 되찾은 것도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국제유가의 하락세 역시 경제회복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렇게 볼 때 테러에 대한 경계심은 늦추지 말아야 하겠지만 지나친 테러공포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테러에 대한 과민반응은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경제에 심리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는 원인이 무엇이든,항공기 안전조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테러에 의한 사고라면 여전히 허술한 검색망을 보완해야 할 일이고 기체결함에 의한 단순 사고라면 철저한 기술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보도대로 사고 항공기의 엔진에 오래전부터 결함이 있어왔다면 이 엔진을 장착한 일부 국내 항공기도 철저한 점검이 요구된다.
미국의 연이은 항공참사가 우리의 항공안전 불감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