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행사 '枯死위기' .. 이번엔 뉴욕여객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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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이후 두달만에 뉴욕에서 발생한 비행기폭발 사고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외 항공 여행업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가 테러가 아닌 단순 사고라 해도 '항공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 항공산업 =미국 9개 주요 항공사들은 올들어 50억달러의 순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들은 지난해 26억달러의 이익을 냈었다.
그러나 이번 비행기 폭발사고로 3분기에만 24억3천만달러에 달했던 순손실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11테러 사태 이후 50억달러의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아물던 상처가 다시 터진 셈이다.
사고 비행기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도널드 카티 회장은 "이번 사고는 우리 회사는 물론 항공업계 전체에 막대한 어려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몇개 항공사의 파산 가능성까지 들먹이고 있다.
미국 항공회사 종업원들은 현재 약 1백20만명선이나 9.11테러 이후 10% 가량인 10여만명의 해고가 발표되는 등 이미 해고 위험에 직면한 상태.
항공사들은 또 경비절감을 위해 비행편수 축소는 물론 일부 기내식 제공까지 중단하는 등 손실축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9.11테러 직후 50% 수준으로 떨어졌던 탑승률이 최근 60∼65%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다시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여행산업 =비행기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면서 각종 호텔 리조트 등에 대한 예약취소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베스트페러닷컴 트레벨로시티닷컴 치프티켓 등 주요 여행 대행사들은 이날 항공기 폭발사고 이후 예매취소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최대 여행서비스 업체인 트리플A(AAA)는 이번 폭발사고 직전 '오는 추수감사절 때 항공여행이 지난해보다 25% 감소하고 여행자의 87%도 여행스케줄을 줄일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이런 분석은 이번 사태로 인해 더욱 하향조정될 전망이다.
이날 여행관련 업체의 주가도 대폭 하락했다.
미국 최대 호텔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4.4% 하락했고 최대 카지노업체인 파크플레이스엔터테인먼트가 5.5%, 최대 크루즈업체인 카니발이 1% 떨어졌다.
쉐라톤과 웨스틴호텔그룹을 소유하고 있는 스타우드호텔&리조트도 1.2% 하락했다.
◇ 국내 파장 =이번 사고로 충격을 받기는 국내 항공.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테러사건이 터진 지난 9월 이후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주요 호텔의 투숙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30% 정도 떨어진 상태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이번 사고까지 터져 영업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의 도산설까지 나돌고 있는 여행업계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미주 여행의 경우 가격을 절반 가까이 할인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로 '불안해서 못가겠다'며 취소하겠다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나마 간간이 이어지던 문의전화마저 이날에는 단 한건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