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발표로 조정모습을 보이던 주가가 반등했다. S&P의 등급 상향이 이머징마켓 내 한국시장의 매력도를 더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은 9일 만에 순매도 전환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기관도 "기다렸던 조정"이 대형 호재에 묻히는 바람에 프로그램 순매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매도 우위의 관망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등급 상향이라는 "재료"의 노출로 조정국면이 좀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 조정이 현금을 비축한 기관의 시장참여를 이끌어낼 경우 중저가 대형주를 비롯해 통신주 금융주,내수관련 업종 대표주의 상승 탄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료는 대형,효과는 미미=국가신용등급 상향이 분명 한국시장에 대한 대외신인도 제고와 국내기업의 차입여건 개선을 통한 수익개선에 기여할 것이지만 그 효과는 장기에 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99년 이뤄졌던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에서 투자등급으로의 격상이었다면 이번은 투자등급 내의 상향이기 때문에 심리적 효과도 크지 않을 것(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이미 국내 주식시장에는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라며 "그러나 주가의 추가 상승은 신용등급 상향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통신 금융주 관심은 지속=증권전문가들은 등급 상향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면서도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굿모닝 투신운용 강신우 상무는 "기술적으로도 과열상태여서 단기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조정시에도 풍부한 주식 매수자금을 감안할 때 하락기간과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팀장은 "향후 증시는 한단계 높아진 박스권에서 종목별 순환매 기간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삼성중공업 등 저가대형주들이 한 차례 모멘텀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태욱 이사는 "통신주는 물론 은행주와 보험주들이 아직도 저평가 영역에 놓여 있다"며 "내년 1·4분기에 주가가 한차례 조정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들 업종 내에서도 대표주를 선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량 기업 신용등급 상향=S&P는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과 함께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올렸다. 시가총액 상위기업인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 담배인삼공사의 선순위 무담보 채권 등급이 BBB에서 BBB+로 상향조정됐다. 이에 따라 해외사채 발행비중이 높은 이들 기업의 조달금리가 내려가 재무구조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증시에서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