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발표되는 상장·등록기업의 실적이 투자자 정보 욕구와는 동떨어져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기업의 실적 추이를 신속히 파악하려면 분기별 실적이 공개돼야 하지만 누적수치가 공개돼 투자 판단지표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에게 경영실적을 신속히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상장·등록기업의 분기실적이 발표되고 있지만 해당분기까지의 누적치가 공개돼 업황 변화 등을 제때에 파악하기는 사실상 힘든 실정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정보기술 업종이 보여줬듯이 올해처럼 개별기업 실적이 월별로도 변동이 심한 경우 분기별 실적은 매우 중요한 투자판단 지표"라며 "그러나 분기보고서상에서 제시되는 실적은 누적 개념이어서 변동 정도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3·4분기의 경우 결산을 앞둔 시점일 뿐 아니라 3개 분기별 실적변화를 파악해야 하는 때인만큼 분기별 개별 실적이 중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증권시장(주)이 발표하는 상장·등록기업의 실적은 현행 공시규정에 따라 누적 개념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이번 3·4분기의 경우 자체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분기실적을 별도 집계했다. 그러나 증권거래소는 연말에 회계수정이 이뤄진다는 점을 이유로 3·4분기까지의 누적 실적만 발표했다. 이에대해 금융감독원은 "잉여금 가감 등 회계조항에 대한 조정이 연말에 이뤄져 분기별 별도 실적집계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어느 나라도 도입한 곳이 없다"며 "다만 투자정보 제공차원에서 분기별 실적 발표때 이런 내용을 부기하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