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초저금리에도 이익을 못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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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상반기중 국내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10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내용은 전반적으로 세계경기 침체가 그대로 투영된 당연한 귀결이라고 평가할수도 있지만 좀더 주의깊게 짚어 볼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매출액 증가율이 3.3%로 반기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89년이래 99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매출액 영업이익률도 6.9%로 최저수준을 맴돌아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런데 수익성을 판단해 보는 대표적 지표인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3.7%로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외환위기 직후는 물론이고 90년대 상반기 평균 2.6%를 훨씬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금리하락에 따라 금융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한마디로 기업들이 저금리 덕택에 그나마 근근이 버텨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달리 해석하면 고부가가치 상품의 개발이나 경비절감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과 다를바 없다. 기업들이 깊이 반성해 볼 점이 아닌가 싶다.
수익성 지표 가운데 눈여겨 봐야 할 것이 이자보상비율이다. 이는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눠 백분율을 구한 것으로 1백%가 넘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고도 남는다는 뜻이다.그런데 기업들의 평균적인 이자보상비율은 1백70.5%로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졌다.금리인하로 금융비용부담이 줄었으니 이상할 게 없다. 문제는 1백% 미만 기업의 비중이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기업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부실기업정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이는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주목해 봐야할 점으로 회생불가능한 기업들은 건실한 기업들에까지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신속히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금년 상반기 기업경영분석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재무구조의 건실화다.부채비율이 1백98.3%로 처음으로 2백%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또한 그다지 좋아할 일만은 못된다.
부채비율의 하락이 차입금 출자전환이나 채무면제 등에 기인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출액에 대비한 차입금 비중은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도 매우 높은 편이어서 차입경영의 병폐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상반기 기업경영분석 내용이 시사하는 바는 기업의 안정적 수익기반 확충과 차입금 상환 등 실질적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