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권 붕괴 임박..美, 라덴 체포작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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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발생 후 미국이 선포한 테러와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겨냥해 미·영 연합군이 지난달 7일 공습을 개시한 이래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이 약 6주 만에 전략요충지를 잇따라 탈환하는 전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탈레반 정권은 마지막 저항선인 칸다하르까지 빼앗길 경우 소수의 게릴라로 전락한다.
전세가 급변하자 미국은 공습규모를 줄이고 특수부대를 동원,빈 라덴 체포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전략을 급속히 바꾸고 있다.
미국은 게릴라전,또는 역(逆)게릴라전을 벌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붕괴되는 탈레반 정권=아프간 국토의 90%에 달하던 탈레반 장악지역이 20%로 줄어들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탈레반 정권의 유일한 재외공관이던 파키스탄주재 대사관의 압둘 살람 자이프 대사가 14일 칸다하르로 귀환했다고 파키스탄 신문 새벽이 15일 보도했다.
탈레반에 억류됐던 8명의 외국인 구호단체 요원들도 14일 풀려나 파키스탄에 도착했다.
탈레반 정권의 붕괴는 미 공습에 힘입은 북부동맹의 공세와 함께 탈레반의 주축인 파슈툰족의 군 사령관들이 탈레반에 등을 돌리고 무장봉기에 나선 게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최근 공습으로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텔레반 고위지도자 일부가 사망했다고 미 국방부가 15일 밝혔다.
탈레반은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후퇴한 수천명이 칸다하르로 재집결하고 있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는 미국을 파괴하기 위한 중대계획이 멀지 않아 실행에 옮겨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빈 라덴 어디있나=미국이 추가 지상군을 투입,빈 라덴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그의 은신처에 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키스탄 등의 정보기관들은 빈 라덴이 남부의 산악지대 벙커를 옮겨다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 접경의 사페드구 산악지대는 탈레반의 마지막 요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산악지대에는 3천여개의 자연동굴이 있는데 빈 라덴은 지난 수년간 이 동굴을 더 파들어가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트 탈레반 정부=미국과 유엔이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과도정부를 이끌 지도자로 밀고 있는 가운데 북부동맹이 14일 합동군사안보평의회를 출범시켰다.
이같은 움직임은 탈레반 이후의 과도정부 수립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실제 북부동맹의 명목상 대표인 부르하누딘 리바니 전 대통령측은 미국의 구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북부동맹은 또 유엔의 개입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이슬람 병력 위주로 구성된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금주말 카불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