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반도체 가격이 급반등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거의 두배로 값이 뛰었다. 반도체 가격의 강한 반등세를 반영,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등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도 같은 기간 10-40% 상승했다. 반도체 값의 반등은 과연 일시적 현상인가,아니면 구조적으로 대세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인가. 반도체 가격의 상승은 수출을 비롯한 우리경제 전반에 청신호가 될 수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의 향후 추이는 더욱 주목이 대상이다. D램값 얼마나 올랐나=아시아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1백28메가 D램(133MHz 기준)은 15일 오전 11시 현재 평균 1.69-1.95달러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지난 6일보다 평균값 기준 78%가 상승한 것이다. 2백56메가 D램(133MHz기준)도 이날 평균 3.52-3.90달러에 거래돼 지난 7일보다 44%가 올랐다. D램 가격은 단기 급등 탓인지 14일이후 담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15일에는 128메가 DDR램과 256메가 DDR램만 각각 2.15달러(4.87%)와 4.49달러(2.04)올라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현물가격이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PC업체에 대량 공급하는 물양에 적용되는 고정거래가격도 오를 조짐이다. 현재 고정거래가격은 1백28메가 D램이 개당 1.00~1.30달러,2백56메가 D램이 3.10~ 2.50달러로 현물시세보다 훨씬 낮다.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을 추월한 만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D램 업체들은 현물가의 상승폭에 비례해 고정거래 가격의 인상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물가격을 뒤따라 가며 조정되는 고정거래가격은 최근 현물가격보다 30% 이상 낮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거래 가격이 올라가면 다시 현물가격의 상승을 유도해 가격상승의 선순환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왜 오르나=여러가지 요인이 복합돼 있다. 세계 3위의 D램 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가 채권단의 금융지원에 따른 유동성 개선으로 저가판매를 자제하고 유통단계의 브로커들과 중소 PC업체들이 연말특수를 겨냥해 구입물량을 크게 확대한 게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평상시 수일단위 재고를 운영해 오던 동남아 및 미주 소재 모듈업체 및 중소 PC업체들이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한 초단기 납기를 수행하기 위해 긴급성 물량확보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등이 이러한 시장 분위기의 변화에 맞춰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다른 DRAM업체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점과 마이크론이 일시적이나마 싱가포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점도 가격 급상승을 뒷받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마이크론의 싱가포르 공장 가동중단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세계 D램 업계의 통폐합 움직임과 감산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가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시반등이냐 대세 상승이냐=D램 가격의 상승세가 14,15일 이틀간 주춤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시각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시장흐름을 뒤바꿀만한 뚜렷한 계기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현물시세가 지나치게 폭등하는 것은 정상적 시장패턴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상과열론"을 제기하고 있다. D램 유통시장에서 발생한 일시적인인 "잼(jam)"에 불과한 만큼 "더 두고봐야 한다"는시각이다. 대형 PC메이커들이 반도체의 대량 주문을 내놓고 있는 징후가 아직 포착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이상과열론의 근거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타 퀘스트의 반도체 담당 앤드류 노우드 분석가는 본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의 D램 가격 반등은 브로커들에 의한 투기적 가수요가 가장 큰 요인이다"며 "본격적인 D램 경기 회복은 2002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세 상승론자들은 PC에 탑재되는 총 메모리의 증가 윈도우 XP의 예상밖 선전 등을 예로 들어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PC에 장착되는 총 메모리 용량이 2분기 1백82메가 바이트에서 3분기 1백95메가 바이트로 17%나 늘어났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출시한 윈도우 XP가 윈도우 95에 버금가는 판매량을 보이면서 PC수요를 부추기는 점도 수급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초 3.4분기에는 전 세계 반도체 공급이 수요 대비 1백3.9대 1백의 비율로 로 우위를 보일 전망이나 4.4분기에는 91.9로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의 예측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이달중 한 차례 조정을 거치더러도 전반적인 상승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내년 경기회복에 대비,대형 PC업체들이 투자확대 차원에서 고급물량 확보에 나설 것이 기대로 대세상승론을 뒷받침해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선 대형 PC업체와 D램 메이커 사이의 가격협상에서 고정거래가가 과연 얼마나 인상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