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제국 진시황가의 CEO들'(진문덕 지음,원지명 옮김,위즈덤하우스,1만3천원)은 역사 속에서 뽑아올린 현대 경영의 비법을 담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3천년 전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이유는 '옛 것으로 오늘을 유용하게 하는 지혜'가 그 속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진은 나라 운영에 합리적 경영방식을 도입한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 수많은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다시 일어선 불굴의 패자부활 정신,그 정신의 불꽃을 가장 뜨겁게 피워올린 지도자는 진시황이었다. 그는 7백년 역사의 진시황가에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국가 경영자였다. 이 책에는 1대 패주 목공부터 시황제까지,그들의 핵심참모인 상앙과 여불위 등 7백년 역사의 '진제국 CEO'가 펼치는 국가경영의 전략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들의 조직과 위기관리 능력,진정한 리더십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저자는 먼저 진나라의 뛰어난 전투력과 의지를 '무인정신'으로 명명하고 이를 기업의 영업력과 결부시킨다. 눈부신 기술과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은 역시 영업력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진제국이야말로 영업 제일주의의 기업문화를 지녔다고 그는 강조한다. 더 중요한 것은 대제국의 역사적 흥망성쇠뿐만 아니라 그 속에 감춰져있는 기업경영의 열쇠를 발견하는 일.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창업기에는 '수도승의 정신'과 '자발적 참여''외부 인재 영입'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성장기에는 '기득권층의 저항에 대처하고 제도의 성공이 구성원에 좌우된다는 이치를 터득하는 것'이 긴요하다. 전성기에는 '튀는 상품'과 '홍보 전략'으로 승부하고 기업이 흔들릴 때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고 창조적인 발상을 우대하라'는 충고도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