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19
수정2006.04.02 05:21
'매사에 삐딱한 직장 동료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도 없고 정말 하루하루가 고역입니다'
누구나 겪을 법한 괴로움이다.
고약한 파트너는 사무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시댁 식구나 배우자가 미워 죽겠다는 하소연도 많다.
하긴 다섯명 이상이 모이면 그 중에 한명쯤 이상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라는 통계도 있다.
인간관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신경정신과 원장이자 CBS라디오 '양창순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진행자인 양창순씨(46)가 대인관계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때로는 내 안에,때로는 내 밖에 있는 나'(현대문학,7천5백원)를 펴냈다.
그는 아흔아홉통의 편지글로 상처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위의 사례에 대해서는 이렇게 조언한다.
'먼저 상대의 마음상태를 살펴보라.그가 부정적인 건 욕구불만으로 인한 결핍감과 좌절감 때문이다.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 별스럽게 따지지 말자.차라리 반면교사로 삼아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보자.그러면 적어도 내가 결핍감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 아닌가'
"20여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해오는 동안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게 대인관계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는 "모든 갈등은 남이 만들어 내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소외감 때문에 생긴다"며 "자신의 문제를 남에게 돌리고 불만을 터뜨리면 결국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인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뭔가.
누구를 만나든 잘 해내야 한다는 '완벽성의 추구'와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문제라고 한다.
내가 꼭 챙겨줘야겠다는 일종의 '착한 사람 콤플렉스'와 남의 평가에 연연하는 '짝사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급선무.
나와 남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남의 비위를 맞추려 애쓰는 만큼 자신을 배려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루에 10분만이라도 나 자신에게 서비스하자고 권한다.
책에는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만한 사례들이 담겨 있다.
'소심,꼼꼼,치밀한 내 성격이 싫습니다''거절하지 못해 만나는 여자가 열 명이 넘습니다'등 무수한 고민들을 듣고 그는 '나를 변화시키는 즐거운 혁명'의 길로 이끌어준다.
"인간관계는 모호해서 수학공식처럼 답을 낼 수 없지요.
대인관계에도 운동이나 영어회화처럼 연습이 필요합니다.
좋은 습관이 거기서 나오니까요.
단번에 해결되는 마술은 없잖아요.
경험이 많을수록 이해의 폭도 넓어지게 마련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인 의지로 자신을 단련시키세요"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