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자산매각 등을 총괄할 '구조조정 특별위원회' 출범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위원회의 권한과 역할,인선 등을 두고 채권단 내에서 논란이 거듭되면서 당초 이번주초 구성될 예정이었던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 채권단은 하이닉스 구조조정 특별위원회를 채권단 대표와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외부 전문가 등 6∼7명으로 구성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특위 위원장을 맡을 외부 인사 인선이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시장이 신뢰할 만한 몇몇 인사들에게 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제의했으나 다들 사양했다"며 "국가적 관심사인 하이닉스의 구조조정에 '총대'를 메야 하는 자리여서 부담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특별위원회 구성의 아이디어를 낸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위원장 감으로 몇명을 추천한 적이 있는데 이를 두고 '정총재가 자기사람을 앉히려 한다'는 소리가 들려 이후론 일절 간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위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산은은 당초 특위에 구조조정 등 경영 정상화 전반에 대한 전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칫 옥상옥(屋上屋)식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사안을 의결하고 감시하는 역할만 맡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관련,채권단 일각에선 '특위 무용론'도 제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실행은 회사 경영진에 맡기고,그 결과는 채권단이 점검하고 감시하면 된다"며 "별도의 특위를 만들면 회사 경영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능 자체부터 논란을 빚음에 따라 구조조정 특위는 출범 후에도 시비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