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대신 無給휴직 확산 .. 하이닉스 이어 대한항공등 도입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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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구조조정의 방식으로 정리해고나 희망퇴직 대신 '무급 순환휴직'을 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삼성SDS 등이 이미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도 도입을 결정하거나 추진 중이다.
기업들이 잇달아 이 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감원으로 인한 노조의 강력한 반발과 그에 따른 조직의 분열,종업원들의 로열티 저하,노하우 단절 등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16일 대한항공은 최근 노사협의를 통해 당초 1천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전 직원을 대상으로 1개월간 순환 무급 휴가를 실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항공업의 특성상 경기가 호전되면 인원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으며 노사간 고통분담 차원에서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휴직은 15일씩 분리 실시도 가능토록 해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토록 했으며 개인연금 등은 회사에서 지원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1만7천명의 직원이 돌아가면서 한달씩 쉬면 수백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퇴직금 중간정산도 1년간 중단,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전직원 6천6백명을 대상으로 빠르면 내달부터 한달씩 무급 순환 휴가를 실시키로 했다.
이에 앞서 하이닉스반도체는 내년 3월까지 5개월 예정으로 이달 초부터 순환 무급휴직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순환 무급휴직은 1만4천명의 임직원이 각 사업본부 및 팀단위 업무를 고려해 한달씩 돌아가며 쉬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하이닉스는 약 20%의 인력을 일시에 감축하는 효과를 거둬 매달 약 30%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직원능력개발과 잉여인력 조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는 방식의 무급 휴직제도를 실시 중이다.
'자기 계발을 위한 휴직제'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방식은 자비로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외국에서 어학연수를 할 경우,MBA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휴직을 할 경우 그 기간만큼의 경력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불경기로 인해 유휴인력이 발생한 것도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SDS는 올해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직원들의 반응을 보고 계속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의 경우 현대산업개발이 '휴가발령제'를 실시 중이다.
일종의 순환휴직 형태로 한 현장의 업무가 끝나면 다음 현장에 발령날 때까지 최대 6개월간 휴직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휴직 기간 중에는 기본급만 받게 된다.
업계는 경기불황이 지속될 경우 노사간 극심한 충돌이 불가피한 정리해고보다 유연한 구조조정 방식인 순환휴직제를 택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