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협력...새정치질서 구축 불가피 ] 헨리 키신저 < 전 美국무장관 > 9·11 미국 뉴욕 테러 공격은 대단한 비극이다. 이 비극은 한편으로 상당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한때 냉전의 종말로 유럽이 미국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을까 하는 얘기 등이 있었다. 또 미국 내에서도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이견이 많았다. 예컨대 중국을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볼 것이냐,옛 소련을 대체하는 세력으로 간주할 것이냐 하는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9.11 테러사태 이후 바뀌게 됐다. 근본적으로 미국인들이 국제 문제를 보는 시각을 바꿔놓고 있다. 미국과 전세계의 새로운 관계로 기존 논란들은 불식됐다. 9·11 테러 이후 반테러 연합전선이 국제사회에서 생겨나고 있다. 근본적인 목적은 테러그룹을 국가 지원에서 분리시켜 숨을 곳과 자금 지원을 막자는 것이다. 그러면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아프간에 대한 공격도 그런 목적이다. 군사공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국제사회가 적어도 테러 그룹들에 재정적인 압박을 가하자는 것이다. 반테러 캠페인이 2단계로 접어들면서 이런 틀이 중요해졌다. 물론 테러리즘에 대항한다는 새로운 세계질서가 21세기를 지배하는 테마는 아닐 것이다. 9·11 테러는 유럽과 일본이 서로를 인식하는 틀을 원칙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생각한다. 또 앞으로 중국과 같은 국가와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국제 정치질서는 50년 만에 재편할 기회를 맞았다.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이 협력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는 한반도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빈부격차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반세계화 세력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빈부격차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이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 반세계화 세력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빈부격차는 정치 심리적인 문제와도 관계가 있다. 경제적으로만 풀려고 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