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파워] 2부 : (4) 가전제품 '가격파괴 킬러' 장즈밍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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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이징궈메이(北京國美)의 장즈밍 사장(張誌銘).
그는 업계에서 '가격파괴 킬러(低價殺手)'로 불린다.
치밀한 가격인하 작전으로 경쟁업체를 밀어내고 있기에 얻은 별명이다.
그는 가격을 앞세워 중국 가전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가전메이커들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10월.
창홍(長虹) 콩카(康佳) TCL 시아화(廈華) 등 중국의 주요 각 TV업체들은 궈메이로부터 팩스 한장을 받았다.
컬러TV 6천대를 현금으로 매입할 테니 가격을 내라는 주문서였다.
대략 1천만위안(1위안=약 1백55원) 어치에 달하는 규모다.
가뜩이나 공급과잉으로 시달리고 있는 TV메이커들은 침을 삼키게 마련이었다.
너도나도 궈메이에 달려들었다.
저격수 장 사장이 노린 것은 가전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가격동맹이었다.
대량 주문으로 그들의 가격연합을 깨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국 각 업체들은 궈메이가 원하는 대로 가격을 낮춰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장 사장이 일으킨 이 '전쟁'에서 시아화가 승리, 1천만위안에 7천대를 납품했다.
장 사장의 시장전략은 '박리다매(薄利多賣)'다.
그는 이를 위해 공장과 소비자간 유통단계를 최소화했다.
유통과정은 궈메이가 다 담당한다.
'궈메이 가전제품 가격은 백화점은 물론이고 할인매장보다도 최소한 1백위안 이상 싸게 팔아야 한다'는게 장 사장의 지론이다.
"판매량이 많아질수록 가격은 싸지게 되어 있다. 가격이 싸지면 고객은 몰리게 마련이다. 이는 곧 판매량 확대로 늘어나고, 또 다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공급자도, 소비자도 아닌 중간 유통업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장 사장이 직원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지난 여름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선양의 4개 현지 대형 유통매장 대표들이 '궈메이 대책회의'를 가졌다.
궈메이 선양점 개장에 대비,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낮추자는 결의가 맺어졌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3개월이 안돼 손을 들고 만다.
궈메이의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판단, 가격 결의를 파기한 것이다.
선양 언론들은 이를 두고 '궈메이의 승리, 소비자의 승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궈메이는 현재 전국 40개 매장에서 연 매출액 30억위안을 올리고 있다.
오는 2003년까지 이를 1백50개 1백억위안으로 끌어올리겠다는게 장 사장의 포부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