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경제 5단체장 회동] '도마에 오른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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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이회창 총재와 경제5단체장간 조찬간담회에선 이른바 '굴뚝산업'에 대한 정부의 실정(失政)이 도마에 올랐다.
재계 대표들은 정부의 섣부른 판단으로 주요 산업이 일찌감치 고사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내세워 정부 정책을 집중 성토한 것이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굴뚝산업이 아직까지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는데 정부는 주요 산업을 너무 일찍 포기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봉제와 신발산업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또 "일례로 기후협약 체결로 에너지 다소비산업을 당장 줄여야 한다면 앞으로 10년이나 유지할 수 있는 관련 산업들이 너무 빨리 쇠락하게 된다"고 문제를 제기한 뒤 "정부가 너무 나서 좌지우지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총재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지식집약적 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산업정책이 잘못된 것 같다"고 분석하자 박 회장은 "이제 정부가 어떤 산업을 육성할 것인지, 어떤 산업에 대해 지원을 중단할 것인지를 주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의 진퇴 결정은 기업들이 현실을 고려, 판단할 사안이란 얘기다.
또 "전통산업과 정보기술(IT)을 연결하는 전략이 시급한 지금 전통산업이 이미 망가져 대책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 총재는 "정부가 산업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동의를 표하고 "규제완화 규제혁파도 하나의 산업정책이지 단순히 그것만을 위한 정책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