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는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BBB+)에도 불구, 대부분 기업들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만기구조 등이 열악해 개별 기업들의 등급 상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P의 북아시아지역 기업평가 총괄 책임자인 로버트 리처즈 전무는 2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보다 낮추고 차입금 만기구조도 현금 흐름을 감안해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리처즈 전무는 "산업별 특성이 다른만큼 부채비율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50∼1백% 수준으로 낮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부채비율을 몇% 이하로 해야 한다는 식의 일률적인 규제를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채권단과 시장에서 리스크와 수익률을 따져 자율적으로 설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리차즈 전무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데에는 기업부문의 개혁 및 구조조정 성과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초래했던 무분별한 차입 및 방만한 사업 확장의 관성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투명한 기업공시를 촉진하고 소액주주의 권리보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