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반영,은행권의 대졸 신입행원 경쟁률이 최고 2백 대 1을 넘어섰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합병 후 처음으로 대졸 공채 1기 행원 2백명을 뽑는 한빛은행에는 총 1만1천6백명이 몰려 경쟁률이 58 대 1에 달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지원자중 MBA(경영학 석사) 출신도 많으며 CPA(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가진 응시자만 1백3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지난19일 접수를 마감한 외환은행에는 모집인원 1백명에 1만2천명(경쟁률 1백20 대 1)의 응시자가 몰렸다. 산업은행의 경우 30명 모집에 6천2백여명이 지원해 2백6 대 1의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응시원서를 마감한 신한은행에도 1백명 모집에 5천여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 추천을 받은 사람으로 응시자를 한정한 기업은행(1백명)과 한미은행(60명)에도 각각 1천명과 2천명이 지원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올해 안에 1백∼2백명의 대졸 신입행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은행의 취업경쟁률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일반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대폭 줄인 데다 은행들도 최소 인원만 충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MF 체제 이후 은행들이 신입행원을 뽑지 않아 내부 인력구조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번 신입사원 채용은 사상 최고의 경쟁률에다 우수한 인력들이 많이 응시해 은행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