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실적주의 "르네상스"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동안 코스닥시장을 주도해왔던 "성장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실적이 우량하고 고배당을 실시하는 가치주들이 그 뒤를 이어 시장을 이끌어가는 양상이다. 실제로 휴맥스,엔씨소프트,국순당,더존디지털,이루넷 등 탄탄한 실적으로 무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3.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실적주의 대표격인 휴맥스는 전고점돌파이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실적주 "부흥"을 선도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성장성보다는 확인된 실적을 높이 평가하는 합리적인 투자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IT경기에 대한 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실적주들이 관심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적주 초강세=휴맥스의 주가상승이 돋보인다. 지난 19일 전고점을 돌파한데 이어 21일에도 주가는 상한가 근처까지 올랐다. 이틀간의 주가 상승률은 20%에 가깝다. 대우증권 허성일 연구위원은 "3분기 누적실적이 올 한해 예상실적을 웃돈 게 주가상승의 배경"이라며 "매달 실적발표가 나올 때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TF도 이날까지 37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4만원대를 넘어섰다. LG홈쇼핑도 강세행진을 이어가며 지난 7월2일 전고점(5만7천원)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더존디지털웨어도 이날 9% 이상 오르며 폭등했다. 개리어트 형제 영입에 따른 비용 4백47억원을 상반기 실적에 반영하고도 순익이 예상되는 엔씨소프트도 5%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이밖에 국순당 삼영열기 이루넷 등도 초강세였다. ◇외국인 매수와 국민연금 가세가 호재=실적주의 강세는 단순한 순환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무엇보다 기업의 실적에 바탕한 정석투자에 나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연속 순매수 행진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휴맥스 KTF 국순당 등 실적우량주에 대한 매수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휴맥스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LG홈쇼핑은 이미 외국인 지분한도율 33%를 꽉채운 이후에도 매도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수위가 차면 일정부분 이익실현에 나섰던 과거와는 달라진 매매패턴이다. KTF 역시 외국인의 집중매수대상이다. 지난 9월27일 이후 37일 연속 순매수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이 기간 6백20만주를 순매수,지분율을 28%대에서 35%대로 높였다. 여기에 내달부터 코스닥시장에 투입될 국민연금도 실적주들의 주가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내달부터 코스닥시장에 1천억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시작한다. 국민연금 정인호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팀장은 "실적우량기업이 우선 투자대상 기업"이라며 "자본금이 너무 적어 주가급등락이 나타나는 종목은 제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양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성장주에 대한 실망감이 실적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도 투자의 초점을 실적주로 맞춰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