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주중 처음으로 1,270원대로 내려섰다. 지난 9월 4일이후 처음으로 1,270원대를 경험했다. 최근 공급 우위 장세를 반영, 레벨을 낮추는 흐름을 지속해 온 환율은 강하게 지지돼 온 1,280원을 깨고 장중 1,278.10원까지 내려 지난 8월 31일 1,277.30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키기도 했다. 혼조세를 띠던 주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 주식순매수도 규모는 크지 않으나 이어지고 있어 하락을 위한 제반여건은 일단 갖춰진 셈.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높은 전년동기대비 1.8% 성장했다는 소식 등도 최근 상대적으로 나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도 환율 하락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1,280원이 깨졌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상태에서 달러매도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에 오후에는 추가 물량 공급여부에 따라 낙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강하지 않다는 점도 하락 명분을 강화시키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내린 1,278.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은 아래쪽으로 밀리는 흐름을 연출하며 1,283.50/1,284.50원에 마감, 국내 시장의 하락 흐름을 그대로 좇았다. 전날보다 0.70원 오른 1,281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280.50원으로 내려선 뒤 9시 39분경 1,281.40원까지 올랐다. 대체로 1,280∼1,281원 언저리를 오가던 환율은 11시 30분경 1,279.90원으로 내려선 뒤 11시 46분 1,278.1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1,278∼1,279원 언저리를 맴돌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받쳐주지 않고 반등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지자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며 "국책은행에서도 간헐적으로 매수세가 나왔으나 1,280원을 지지하기엔 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워낙 갇혀있던 까닭에 아래쪽으로 적극 밀 가능성이 있으며 달러매도(숏)마인드가 강해져 있는 상태"라며 "오후에 1,278원을 깨고 내린다면 1,275원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공급 우위에 의해 자연스럽게 내려온 탓에 당국의 개입 명분이 약하고 최근 상대적으로 나은 펀더멘털이 반영됐다"며 "국책은행에서 속도조절을 하겠지만 완만하게 아래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엔-원 비율이 심리적으로 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미 10.5원이 깨졌기 때문에 10원까지 내려가도 상관없어 보인다"며 "오후 거래는 1,277∼1,280원에서 이뤄지고 당국의 강한 개입이 없으면 1,280원이 저항선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낮 12시 9분 현재 각각 186억원, 40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외국인 순매수가 잦아들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123.03엔으로 소폭 내림세다. 전날 뉴욕에서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띠며 123.14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혼조세를 띠고 있다. 달러/원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원화 강세의 진전으로 엔/원 환율은 1,039원선을 거닐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