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북부에 남은 유일한 거점인 쿤두즈에서 저항을 해온 탈레반 병력이 오는 25일까지 투항하기로 합의했다고 북부동맹이 22일 발표했다. 그러나 항복합의가 발표된 뒤에도 북부동맹의 군사적 공격이 계속되고, 양측간의 협상 결렬설이 제기되는 등 쿤두즈를 둘러싸고 극도의 혼란스런 상황이 전개되고있다. 마자르-이-샤리프에서 탈레반측과 항복협상을 벌여온 북부동맹의 압둘 라시드도스툼 사령관은 이날 탈레반측이 항복조건에 합의했으며 23일 중에 양측이 다시 만나 최종 항복안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부동맹의 대변인 아시라프 나딤은 이르면 24일 중에 북부동맹의 병력 5천여명이 쿤두즈에 진입해 항복접수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전선에서 패퇴한 탈레반 병력이 재집결해 저항을 해온 쿤두즈가 북부동맹수중에 떨어지면 탈레반 장악지역은 남부의 칸다하르만 남게 된다. 북부동맹은 항복합의에 따라 탈레반의 아프간 출신 병사들은 무기를 버리고 쿤두즈를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나 아랍과 파키스탄, 체첸, 우즈베키스탄 등 '외국인' 지원병들은 북부동맹과 반테러동맹 국가들이 처리방향을 결정할 때까지 모두 수용소에서 억류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지원병 처리문제는 쿤두즈 항복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돼왔으며 미국은 이들 중에 섞여있을 수 있는 알-카에다 조직원 용의자는 어떤 경우에든 풀어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부동맹 병력은 이들 외국인 지원병이 쿤두즈 탈출을 시도할 것을 대비해 쿤두즈 포위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아랍인을 생포하라"는 무전이 일선 지휘관들에게 연신 하달되고 있다. 쿤두즈내의 외국인 지원병들은 북부동맹이 카불과 마자르-이-샤리프 점령과정에서 벌어진 외국인 지원병에 대한 즉결처형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탈레반의 항복협상에 강한 제동을 걸어왔다. 쿤두즈 전선에서는 탈레반의 항복합의 소식에도 불구하고 야포와 탱크 등을 동원한 산발적인 공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공군 B-52 폭격기도 상공을 선회하며 소규모이기는 하나 공습을 가하고 있다. 유누스 카우니 북부동맹 내무장관은 탈레반과의 항복협상이 실패로 끝난 것으로 선언하고 "협상을 통해 쿤두즈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협상이 결렬, 군사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부동맹 병력이 현재 쿤두즈로 진격 중이며 내일 중에 쿤두즈를 점령할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우니 장관은 쿤두즈에 남아있는 탈레반병력이 1만5천여명으로 이중 9천∼1만여명이 외국인 지원병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BBC 방송은 이와관련해 북부동맹의 쿤두즈 진격 이유가 분명치 않지만 북부동맹 내부 각 파벌간에 쿤두즈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전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