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예년보다 포근하기 때문인가. 12월이 코 앞인데도 골퍼들의 발길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스 컨디션도 아직은 괜찮아 '베스트스코어+5타' 이내의 좋은 스코어를 기대해볼 만하다. 골프스코어는 티오프 후 1∼3개홀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들도 시작 후 첫 몇개홀이 가장 신경 쓰인다고 말한다. 80타대에서 90타대 초반을 치는 아마추어들은 첫 3개홀에서 '보기-보기-보기'를 하면 성공적이다. 만약 그중 한 홀에서 파라도 잡는다면 아주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첫 3개홀에서 보기를 하려면 방어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OB나 트러블(벙커·워터해저드·러프 등)을 피하도록 조심하고 거리를 좀 희생하더라도 '좋은 잔디'가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티샷 때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거리보다는 볼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몸이 덜 풀린 상태므로 어프로치샷도 한 클럽 길게 잡는 것이 좋다. 그래야 혹시라도 볼이 잘못 맞아 그린앞 해저드에 들어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단 그린이 얼어있을 경우엔 그린 앞에 볼을 떨어뜨린 뒤 굴러가게 해야 한다. 퍼팅은 평소보다 조금 세게 쳐야 한다. 특히 아침이라면 그린에 습기가 많아 볼이 생각만큼 구르지 않는다. 첫 홀부터 3퍼팅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린 상태를 파악했다면 첫 3개홀에서는 버디를 노리기보다는 파작전으로 나가라.퍼팅 거리가 3m 이상이 되면 2퍼팅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버디의 동생은 보기'라는 말을 라운드 초반엔 명심해야 한다. 다음은 마음가짐.첫 3개홀에서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백스윙도 천천히 끝까지 해주고 스윙템포도 한 박자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마추어들은 뭐가 그리 급한지 백스윙톱에서 손목을 풀어 히트하려고 덤비는 수가 많다. 보기로 막을 수 있는 것이 더블보기로 변하는 순간이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는 것도 금물이다. '보기 작전'을 세웠는데 잘하면 파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중에 전략을 수정했다가는 뒤죽박죽이 될 수 있다. 첫 3개홀에서 모두 보기를 하더라도 남은 15개홀에서 몇 개의 파를 잡아 만회한다는 여유를 가지면 그날 라운드는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